6선 국회의장 출신 丁총리가… "입법부, 발목 잡는 데 선수"

입력 2020.02.14 18:23 | 수정 2020.02.14 18:42

6선 의원이자 국회의장 출신이 국회 폄훼 논란⋯ "국회, 주체적 추진 역량 별로 없어"
"잘못하다가 '코로나 총리' 되게 생겨"
'중국인 입국 금지 검토' 발언 해명도 논란⋯ "검토 발언 전날 이미 추가 입국 금지 안하기로 결정"

정세균 국무총리가 14일 세종시의 한 식당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14일 세종시의 한 식당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우한 폐렴(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 종사자들에게 "손님이 적으니까 편하시겠네"라고 발언을 해 논란에 휘말린 정세균 총리가 14일 기자 간담회에서 "국회는 발목 잡는 데 선수"라고 언급해 또 다른 논란을 낳았다. 정 총리는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냈고 지금도 현역 의원 신분을 갖고 있다. 입법부의 수장(首長) 출신이자 현역 의원이 스스로 국회를 폄훼하는 발언을 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총리는 이날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인근 식당에서 한 출입기자 오찬 간담회에서 "국회에 있을 때 외국에 나가 있는 우리 기업의 '리쇼어링'(제조업체의 국내 귀환) 방안을 계획한 적이 있었다"면서 "입법부는 경우에 따라 어떤 것을 발목 잡는 데는 선수지만, 무엇을 주체적으로 만들거나 추진 역량은 별로 없어 생각만 하다 그만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직전 국회의장이자 현역 국회의원이기도 한 총리 발언으로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 국회의 생산성이 낮다면 정 총리 본인 책임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국회의 견제를 받는 행정부 총리가 국회를 폄하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 것은 3권 분립 정신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장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 '국회가 발목 잡는다는 표현은 오해를 살 수 있지 않냐'는 지적이 나왔다. 그런데도 정 총리는 "내가 국회 사람이니 괜찮다"며 "만약 국회 출신이 아니면 시비 걸겠죠"라고 했다. 자신이 6선 의원인만큼 국회에 대한 비판은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해석됐다. 정 총리는 이어 "'양념'으로 생각하면 좋겠다"라면서 "마음에 좀 걸린다면 없던 걸로 해달라"고 했다.

정 총리는 간담회에서 취임 한달 소회를 밝히면서 "통합 총리가 제가 가고자 했던 길인데 잘못하다가 '코로나 총리'가 되게 생겼다"고 했다. 그는 "제가 원래 하고자 했던 일은 경제 활력을 회복하는 일을 최우선의 과제로 생각했는데 잠시 좀 미뤄두고 코로나19 대응에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

정 총리가 이날 우한 폐렴 관련 추가적인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해명하는 과정에서도 또다른 논란이 제기됐다. 정 총리는 일요일인 지난 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서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우한 이외의) 중국 내 다른 위험 지역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도 상황에 따라 추가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같은날 오후 5시 50분 브리핑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좀 더 상황이 급변하기 전까진 현재 상태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해 정부가 오락가락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정 총리는 이날 간담회에서 "(지난 9일) 일요일에 확대 중수본 회의를 하기 전에 (지난 8일) 토요일날 제가 관계 장관들과 질본 본부장을 세종시에 모셔서 (입국 제한 조치를) 확대하지 않기로 잠정 결정을 했다. 토요일에 이미 (그렇게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정 총리의 발언을 종합하면 정부는 이미 지난 8일 중국인 입국 금지를 확대하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다음날 회의에선 '검토하겠다'며 입국 금지를 확대할 수도 있다는 식으로 메시지를 낸 것이다.

이에 대해 정 총리는 "(확대 조치를) 검토를 한다는 것은 열어놓고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는 것이지 검토를 한다는 것이 어떤 조치를 하겠다는 신호는 아니다"고 했다. 또 "(검토는) 연장선상에서 쭉 해오던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라며 "검토한다는 제 발언과 복지부 장관이 특별한 상황이 생기기 전까지는 특별히 확대하지 않기로 했다는 발언은 제가 듣기에 같은 발언"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야당 관계자는 "총리와 장관들이 추가 입국 제한 조치를 하지 않기로 내부 회의에서 결정해놓고 다음날 마치 입국 제한을 확대할 것처럼 말해서 혼란만 줬다"고 했다.

이날 정 총리는 중국인 추가 입국 제한 여부에 대해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현상 유지를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특별한 상황에 대비해 항상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춘절 연휴를 마친 중국 유학생들의 한국 입국과 관련해 "교육부와 학교가 긴밀히 협의하고 있어 일요일(16일)에는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 맞춤형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