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교육부, 하버드·예일대 유입된 中 자본 조사

조선일보
입력 2020.02.14 03:00

해외서 지원받은 연구비 보고안해… 美대학들이 받은 금액 7조원 넘어
中의 인재유치 '천인계획' 정조준

미국 정부가 자국의 대표 명문대인 하버드대와 예일대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나섰다. 중국 등에서 거액의 연구비를 지원받고도 당국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돈으로 미국의 지식을 빨아들이는 중국을 겨냥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교육부는 이 두 대학이 화웨이·ZTE 등 중국 기업과 외국 정부·기업·재단 등으로부터 막대한 자금 지원을 받고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점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 등이 보도했다. 미국 법에 따르면 25만달러(약 3억원) 이상의 지원금을 해외에서 받을 경우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하버드대는 화웨이·ZTE 같은 중국 통신장비 업체, 이란 알라비재단 등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예일대는 2014~2017년 중국 통신 업체들과 베이징대 옌칭아카데미,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등으로부터 3억7500만달러(약 4400억원)를 받았다.

이번 조사는 표면적으로 당국과 대학 간 힘겨루기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조사의 칼끝이 '천인계획(千人計劃)' 프로그램 등으로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는 중국 정부를 정조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정부는 천인계획 프로그램 대상 학자들에게 파격적인 연구비와 연구 환경을 제시한다.

지난달 28일엔 하버드대 화학·화학생물학과 학과장인 찰스 리버 교수가 천인계획에서 돈을 받은 사실을 숨기고 미국 정부에 거짓 진술을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미국 법에서는 정부 연구비를 받는 과학자가 해외에서 별도의 연구비를 받으면 신고 의무가 있지만, 리버 교수는 중국 천인계획 프로그램으로 우한공대 내 나노연구실(150만달러 상당), 봉급 월 5만달러, 생활비 연 15만달러 등을 제공받고 정부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 정부가 2013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미국 대학에 뿌린 돈만 10억달러(약 1조1800억원)나 된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중국에서 받은 기부금은 하버드대가 9370만달러(약 1100억원)로 가장 많다. 미 정부가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외국 정부의 지원금도 상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 대학들이 중국 등 외국에서 지원받은 후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돈이 최소 65억달러(약 7조7000억원)로 추산된다고 WSJ는 보도했다.

미 정가에서는 중국이 중국어와 중국 문화 전파를 목적으로 10여년 전부터 대학 등에 설치하고 있는 '공자학원(孔子學院)'에 대해서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중국 정부가 언어 교육을 핑계로 교수와 학생들을 포섭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2월 미 상원 조사에서는 공자학원을 설치한 미국 대학의 70%가 중국 정부 자금 지원 내역을 미 교육 당국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천인계획(千人計劃)

2008년 중국 정부가 시작한 인재 유치 프로그램. 해외에 있는 자국 인재는 물론 외국인 연구자·기업인 등을 망라한다. 선정된 이들은 중국에서 연간 수개월 체류하며 연구나 사업을 하는 대신에 연구비와 주거·의료·보험 지원을 받는다. 중국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10여년간 6000명 이상을 중국으로 유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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