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는 4일 태국 가족 여행을 다녀온 42세 한국인 여성이 국내 16번째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여성은 4박 5일간 가족과 태국 방콕, 파타야 등을 방문하고 지난달 19일 입국했다. 광주광역시에 사는 그는 귀국 이후 27일 폐렴 증상 등으로 전남대병원, 21세기병원 등에서 진료받다 7일이 지난 2월 3일 격리돼 이튿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질본에 따르면, 격리 이틀 전엔 열이 39도 가까이 올라갔고 가래에서 피가 나오기도 했다. 그는 귀국 후 16일 동안 광주 일대를 보건 당국의 무방비 아래 돌아다녔다.

국내 16번째 우한 폐렴 확진 환자가 진료를 받았던 광주 광산구 21세기병원 안에 4일 마스크를 쓴 환자가 서 있다. 이 병원은 이날 임시 휴업에 들어가면서 폐쇄됐고, 의료진과 환자에 대해 격리 조치가 취해졌다. 이 병원엔 80여명의 입원 환자가 있다.

질병관리본부 조사 결과 16번 확진자가 태국에서 감염된 것으로 밝혀질 경우,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을 다녀오지 않고 국내 확진 환자와 접촉하지 않았는데도 우리 국민이 감염된 경우가 나오는 셈이다. 지난 1일 일본을 다녀온 중국인이 국내 12번째 확진자가 되기도 했다.

정부는 우한 폐렴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사태를 아주 단시간 내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16번 확진자가 4차례 진료받았던 광주 21세기병원은 임시 휴업에 들어가면서 의료진과 환자에 대해 통째로 봉쇄하는 코호트(cohort) 격리 조치가 취해졌다. 이 병원엔 80여명의 입원 환자가 있다.

이런 가운데 4일 홍콩에서 첫 우한 폐렴 사망자가 나왔다. 중국 밖에서 우한 폐렴 사망자가 나온 것은 지난 1일 필리핀에 이어 두 번째다. 홍콩 정부에 따르면 1월 31일 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은 39세 홍콩인 A씨가 입원 4일 만인 4일 홍콩 프린세스 마거릿 병원에서 심장마비로 숨졌다. A씨는 1월 21일 고속 열차로 홍콩에서 중국 우한에 갔다가 같은 달 23일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에서 고속철을 타고 홍콩으로 돌아왔다. 31일 열이 나 격리돼 입원했고 같은 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날까지 홍콩에서는 총 17명이 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