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8번째 확진자인 전북 군산의 60대 여성이 1차 검사에선 음성 판정을 받고 군산 일대 식당과 대형마트 등을 돌아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여성은 2차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기까지 하루 넘게 아무런 통제를 받지 않았다. 당국의 검사 체계가 부실해 확진자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31일 전북도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공항에서 지난 23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한 여성(62)이 우한 폐렴 8번 확진자로 판정됐다. 이 여성은 귀국 후 감기 증상으로 27일 군산시내 한 병원에서 감기약 처방을 받았다. 군산보건소에 유선으로 증상을 신고해 의심환자로 분류됐고, 군산의료원 격리병실에 입원했다. 그러나 이 여성은 다음 날인 28일 1차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아 격리에서 해제됐다.

하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30일 익산 원광대병원에 격리 수용됐고, 2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사이 이 여성은 29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이마트 군산점에서 장을 봤다. 군산 지역 병원과 식당을 방문한 기록도 확인됐다.

음성 판정이 나온 1차 검사는 전북보건환경연구원이 진행했고, 이틀 후 2차 검사는 질병관리본부에서 실시했다. 검사 결과가 엇갈린 데 대해 전북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질병관리본부와 보건환경연구원이 실시하는 검사 방식은 차이가 없고, 우한 폐렴 초기여서 바이러스 배출량이 적어 음성 판정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2차 검사에선 바이러스가 증식돼 양성판정을 받은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1·2차 우한 폐렴 검사 결과가 상반되게 나오면서 방역에 구멍이 뚫리게 된 것은 아닌지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모(51·군산 수송동)씨는 "허술한 검사 방식 때문에 군산 시민들이 우한 폐렴에 그대로 노출됐다"며 "늦었지만 우한 폐렴 환자와 접촉했던 사람들을 철저히 격리해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8번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이마트 전북 군산점은 31일 오후 6시 휴업에 들어갔다. 이마트 군산점은 1일까지 휴업할 예정이며, 매장에 안전이 확인되면 영업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전북교육청은 군산 지역 모든 학교에 2월 14일까지 졸업식을 열지 말라고 지시했다. 15일 이후에는 상황을 지켜보고 졸업식 개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군산에는 유치원 67곳, 초등학교 58곳, 중학교 19곳, 고등학교 12곳, 특수학교 1곳 등 157개 교육기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