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의 성장 잠재력을 뜻하는 생산능력이 지난해 1.2% 줄어 1971년 이 통계 작성 이후 48년 만의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외환위기 때도 증가세를 멈추지 않았던 제조업 생산능력이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8년 처음으로 마이너스 0.2%의 감소세로 돌아서더니 1년 만에 하락 폭이 급격히 커졌다. 실제로 공장을 얼마나 돌렸는지를 나타내는 제조업 가동률도 72.9%에 그쳐 외환위기 이후 21년 만에 최악이었다. 그냥 침체가 아니라 경제 활력이 꺼져가는 재앙 수준이다.

정부 정책이 친노조·반기업이 되면서 기업들이 국내투자를 기피하고 해외로 빠져나갔다. 지난해 설비투자는 7.6% 줄어 10년 만의 최대 감소 폭이었고, 산업생산은 0.4% 증가에 그쳐 19년 만의 최악을 각각 기록했다. 제조업 일자리는 1년 새 8만개나 사라졌다. 주력 기업들의 경영 실적은 줄줄이 추락하고 있다. 민간 지출이 6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초유의 일도 벌어졌다. 외환위기 때도 없던 일이다.

작년 말부터 반도체 경기가 회복 기미를 보이나 했더니 '우한 폐렴'이라는 새로운 악재가 덮쳤다. 벌써부터 백화점·극장 등에 손님 발길이 끊어져 현장 경기가 얼어붙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에 초대형 악재가 될 수 있다. 내우외환의 '퍼펙트 스톰'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정부·여당은 줄기차게 자화자찬만 하다가 '우한 폐렴'이 터지자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말을 바꿨다. 하지만 근본적인 경제 활성화 대책에 대해선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선거를 앞두고 세금 쏟아붓는 포퓰리즘에 더 열중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