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해외에 체류 중인 후베이성 국민을 전세기를 보내 데려오기로 한 가운데, 31일 태국과 말레이시아로 가장 먼저 전세기를 띄웠다. 전세기 두 편이 태국 방콕과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서 200여 명의 후베이성 거주자를 태우고 돌아올 예정이다.
지난달 중순 후베이성 성도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2019-nCoV)이 발병한 후 춘제(중국 설·1월 25일) 전후로 우한 시민과 후베이성 거주자가 가장 많이 방문한 국가가 태국으로 알려졌다. 우한시 문화여유국은 27일 우한 시민 4096명이 중국 본토 이외 지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힌 바 있다.
30일 밤까지 1만여 명에 육박하는 중국 내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 중 절반 이상(5806명)이 후베이성 거주자다. 특히 후베이성 중에서도 우한에 집중됐다. 중국 내 사망자 213명 중 후베이성에서 204명이 숨졌다.
중국 관영 CCTV는 31일 오후 푸젠성 샤먼가오치국제공항에서 샤먼항공 비행기 두 편이 방콕과 코타키나발루로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샤먼항공 MF8675편과 MF8663편이 이날 오후 1시 17분과 1시 34분에 두 도시를 향해 이륙했다. 두 항공기가 방콕에서 117명, 코타키나발루에서 100명을 태워 우한으로 실어나른다.
CCTV는 샤먼항공이 중국 외교부와 민항국 등의 요청에 가장 먼저 응답해, 특수 항공편을 배치했다고 전했다.
이는 이날 오전 중국 외교부가 전세기를 보내 해외에 체류 중인 후베이성 거주자, 특히 우한 시민을 귀국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한 걸 언급한 것이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외교부 웹사이트에 올린 발표문에서 "중국 정부는 민간항공 전세기를 파견해 해외에 있는 후베이성, 특히 우한 국민을 데려오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중국 외교부의 해외 체류 중국인 송환 발표와 샤먼항공의 특별편 운항은 사전에 조율된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의 공식 발표 두 시간여 만에 비행기가 떴기 때문이다. 중국 외교부는 발표 당시 어느 나라로 전세기를 보낼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CCTV는 "이번 특수 항공편 임무 수행을 위해 샤먼항공은 정치적 충성심이 확실하고 업무 자질이 훌륭한 공산당원을 선발해 파견했다"고 전했다.
태국과 말레이시아 다음으로 어느 나라에서 중국 국민을 데려올 것인지는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았다. 싱가포르, 일본 오사카, 미얀마 등에서도 우한 시민을 데려오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을 방문 중인 우한 시민이나 우한 방문 후 외국으로 간 외국인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늘면서 이번 전염병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30일 24시 기준 중국 31개 성(직할시 4개·자치구 5개 포함)에서 신형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돼 폐렴 확진을 받은 사람은 9692명이다. 사망자는 213명으로 늘었다. 특히 하루 전보다 확진자 1982명, 사망자 43명이 한꺼번에 늘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