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으로 격무에 시달리는 중국 의료진이 환자 가족에게 폭행을 당하는 등 겹고통을 겪고 있다.

31일 중국 매체 봉황망에 따르면 우한 폐렴 발원지이자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후베이성 우한시의 한 공안 분국은 30일(현지시각) 자정쯤 관내 병원으로부터 폭행 신고를 받고 출동, 격리병동에서 용의자인 A씨를 검거해 형사구류 처분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장인이 바이러스서 폐렴으로 숨지자 감정이 격해져 의료진을 때렸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의료진의 몸을 밀치고 머리·목 부위를 구타하고, 의사가 착용한 마스크와 방호복 등을 찢기도 했다.

EPA연합뉴스

복수의 병원 관계자는 지난 29일 오후에도 이 병원 의사 2명이 우한 폐렴으로 숨진 환자 가족에게 폭행당하고 방호복이 찢기는 등의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폭행당한 의사 중 한 명은 봉황망과의 인터뷰에서 "깁스 치료를 준비 중이며, 바로 업무에 복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모두가 합심해 신종코로나와 싸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병원에서 근무 중인 한 간호사는 지난 25일 목격한 일을 털어놨다. 그는 "동료가 (환자 가족으로부터) 사진 촬영을 당하고, 방호복이 찢겼다"며 "휴무였던 29일 저녁 열이 나 30일 새벽 컴퓨터단층촬영을 한 결과 이미 병에 걸린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30일 새벽 병원 내 또 다른 의사가 맞았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어떤 말로 지금 심정을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후베이성 공안청은 지난 29일 의료 관련 범죄를 엄중히 단속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고의로 의료진에게 상해를 가하거나 물건을 부수는 일과 폭력 등으로 의료진을 모욕·위협하는 경우에 법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또 신종코로나 보균자가 공공장소에서 타인을 향해 침을 뱉는 경우, 확진자 및 의심 환자가 검사·격리·치료를 거부하는 경우, 과실로 병을 옮기는 경우 형사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