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한 폐렴 지나친 공포 누구에게도 도움 안 돼

조선일보
입력 2020.01.31 03:19

우한 폐렴이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다. 한 달여 만에 남미 대륙을 제외한 세계 각국에서 잇따라 환자 발생이 보고되고 있다. WHO는 국제 비상사태 선포까지 검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30일 확진자가 두 명 늘어 6명이 됐다. 빠른 속도라고 볼 수는 없지만 경계심을 풀 때가 아니다. 첫 2차 감염자도 나왔다. 감염 확산을 막으려면 초기에 적극적이고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중국 내 위험 지역을 고려해 국내 입국 항공편을 제한하거나 중단하는 조치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6일 "현재로선 중국 관광객에 대한 입국 금지가 필요하지 않다"고 했지만 나흘 만에 입장을 바꿨다. 중국인 입국 금지는 그야말로 '최후의 수단'일 것이다. 하지만 중국 내 감염 환자는 급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후베이성 외에도 수백명 넘는 감염 확진자가 발생한 곳이 여럿이다. 현재 중국 노선 항공편은 우한 폐렴 사태 이후 평소보다 대폭 감소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매일 2만명 안팎 중국인이 국내에 들어오고 있다. 이 정도면 공항에서 아무리 검역을 강화한다 해도 제대로 된 방역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미국·독일·영국 등은 이미 항공편 조정에 들어갔다고 한다. 우리도 국민 건강 보호를 우선적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정부는 최악의 상황에 대한 대응책 검토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우한 폐렴에 대한 공포가 지나치게 과장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영화관, 식당, 호텔 등 사람들이 많이 찾는 장소가 눈에 띄게 한산해졌다고 한다. '감염자와 같이 숨 쉬고 눈만 마주쳐도 전염된다'는 등 괴담과 거짓 정보까지 돌아다닌다. 과거 사스·메르스 때도 이런 괴담이 퍼지면서 국민이 심리적 공황까지 겪었다. 30일 현재 우한 폐렴 감염자는 7800여 명에 170명이 사망해 치사율이 2% 수준이다. 사스 때는 치사율 9.3%, 메르스는 30% 수준이었다. 우한 폐렴은 공기 전염 가능성도 없다는 게 정설이다. 제대로 손 씻기 등 개인위생만 잘 지키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는 뜻이다. 평상심을 잃지 않아야 이 사태를 잘 극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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