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사망자 3명이 나온 '우한(武漢) 폐렴' 확진 환자가 20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30억명이 이동하는 중국 최대 명절 춘제(1월 24∼30일)를 맞아 한국을 찾은 중국 우한 주민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중국 우한시에서 19일 낮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뒤 발열 증상을 보인 35세 중국인 여성이 (우한 폐렴의 원인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검사에서 20일 오전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우한시에 거주하는 이 환자는 지난 18일 오한 증상이 있어 현지 병원에서 감기 처방을 받았으나 입국 이후 코로나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동행자 5명과 같은 항공편(중국남방항공·CZ6079) 동승객도 전화 면담 등 방식으로 발병 여부를 감시 중"이라고 했다. 질본은 첫 확진 환자가 나오자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번 국내 첫 확진 환자인 중국인 여성은 집단 폐렴 진원지인 우한 화난수산시장을 방문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질본은 밝혔다.
우한 폐렴은 베이징과 선전 등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 보건 당국은 20일 오후 10시 현재 확진 환자 218명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수도 베이징(5명), 상하이(1명)와 남부 광둥성(14명)에서도 확진 환자가 나왔다. 이 중 3명이 사망했다. 이 외에도 상하이, 산둥성 등에서도 의심 환자가 나와 확진 환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은 이날 "광둥성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2명은 우한에 간 적이 없다"며 "사람 간 사람 전염이 된다"고 했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교수는 "환자의 격리 시점보다 중국 발표가 늦다"며 "중국이 공개한 확진 환자보다 실제 환자가 많다고 추정된다"고 했다.
춘제와 설 연휴(24∼27일)를 앞두고 국내 첫 확진 환자가 나오면서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본부는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높였다. 작년 우리나라와 중국은 항공편 12만여편을 통해 1800만명 넘게 드나들었다. 이 가운데 인천공항과 우한공항을 오간 여행객은 17만명이다. 제주도관광협회는 올해 춘제 연휴 기간에 작년(2만3000명)보다 35% 많은 중국인 3만1000명이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