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 홈페이지에 14일 올라온 3491위안(약 59만원)짜리 '태국+한국 4박5일 단체관광' 상품 캡처. 씨트립은 한국에 이 상품 관련 기사가 보도되자 상품을 삭제했다.

중국의 한 대형 여행 사이트가 한국 단체 관광 상품을 온라인에서 판매하다가 한국 언론에 알려지자 이를 삭제했다. 중국은 한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한국 여행 상품의 온라인 광고·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여행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 여행 가려는 중국인들의 수요는 많은데 중국 정부의 눈치를 봐야 하다 보니 생긴 일 같다"고 했다.

여행 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 최대 여행 사이트 '씨트립'은 최근 태국과 한국을 묶은 단체 여행 상품을 온라인에서 판매했다. 태국 방콕과 서울을 방문하는 4박 5일 일정이었다. 하지만 이 사실이 한국 언론에 알려지자 14일 현재 상품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중국은 2016년 한국이 사드를 배치하자 2017년 3월 한국행 단체 관광을 중단하는 등 여행 분야에 대한 보복 조치를 시행했다. 이후 2017년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訪中)을 전후로 중국 측은 베이징, 산둥(山東)성 등 일부 도시에서 한국행 관광 상품의 오프라인 판매를 재개했다. 다만 그 이후에도 인터넷에서 한국 관광 상품을 광고하거나 크루즈, 전세기 이용,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 관련 면세점·호텔 등이 포함된 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여행 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할 것으로 알려지자 '여행 한한령(限韓令)'이 풀릴 것을 기대하고 있는 중국 여행사들이 중국 당국과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한국행 상품을 내놓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중국 국영 여행사도 최근 한국행 관광 상품을 인터넷에 올렸다가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여행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지가 다양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한국에 가려는 관광 수요가 많다"며 "여행 업계에서는 다들 상반기 시 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한·중 관계가 좋아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