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2만명의 작은 산골 마을인 강원 화천군엔 매년 겨울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다. 우리나라 대표 겨울 축제인 산천어 축제를 즐기려는 것이다. 올해도 오는 11일부터 2월 2일까지 강원 화천군 화천읍 화천천 일원에서 '2020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가 열린다. 이미 지난달 21일 화천읍 선등거리엔 산천어 등(燈) 2만7000여 개가 밤하늘을 환히 밝히며 축제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얼지 않는 인정, 녹지 않는 추억'을 주제로 펼쳐지는 축제의 백미는 얼음낚시다. 관광객들은 지름 15㎝가량의 얼음 구멍에 낚싯대를 드리워 손맛을 즐긴다. 올해는 산천어를 역대 최다인 80만 마리 방류한다.

오는 11일부터 열리는 강원 화천 산천어축제의 개막에 앞서 지난달 21일 화천읍 내 서화산광장에 국내 최대 규모의 실내얼음조각광장이 문을 열었다. 관광객들이 수원 화성과 임금 행차 행렬, 적벽대전 등을 얼음으로 빚어낸 조각광장을 둘러보고 있다.

산천어축제에선 화천에서 숙박할 경우 밤낚시가 무료다. 밤낚시엔 경품도 내걸려 있다. 그날의 최대어를 낚으면 금반지를 상으로 받을 수 있다.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진 핀란드의 '진짜 산타클로스'와 요정이 축제장을 찾아 아이들을 맞는다. 산천어 낚시와 체험 프로그램 이용료의 절반가량은 화천사랑상품권으로 되돌려받을 수 있다. 화천사랑상품권은 지역 내 주유, 식사, 숙박 등 모든 분야에서 현금처럼 쓴다.

올해 축제엔 반려견 투어가 처음 도입, 운영된다. 축제 기간 서울과 대전, 대구, 부산, 광주 등 주요 지역별 반려견 투어 전용 버스가 운영되며, 축제장을 찾은 견주와 견공을 위한 별도 반려견 놀이터가 조성된다. 반려견 놀이터를 이용하는 견주와 견공들을 위해 간식 증정, 반려견 교육 특강 등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지난달 25일 ‘겨울왕국 제천 페스티벌’이 열리는 충북 제천 겨울벚꽃거리에서 화려한 거리 퍼레이드쇼가 펼쳐지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강원 화천 산천어축제장에서 한 어린이가 잡아 올린 산천어를 들고 웃고 있는 모습.

올해는 봄 벚꽃과 가을 단풍을 앞세운 역발상 겨울 축제가 새롭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 추위가 유달라 '제베리아'(제천+시베리아)'로 불리는 충북 제천에서는 오는 27일까지 '겨울 왕국 제천 페스티벌'이 겨울 벚꽃을 주제로 관광객을 맞는다. 벚꽃 개화가 늦은 제천에서 가장 먼저 벚꽃이 피는 거리를 만든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 지난달 20일 개막해 닷새 만에 누적 관람객이 10만명을 넘어서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겨울 벚꽃은 LED 전구로 만든다. 제천역부터 도심을 가로지른 청전로 2.7㎞ 구간에 벚꽃 거리가 조성됐다. 수많은 LED 벚꽃이 빛나는 벚꽃 터널, 벚꽃 스카이라인, 벚꽃 LED 나무가 관광객을 사로잡는다. 오는 11일까지 매일 오후 7시 전문 댄스 공연팀이 '겨울 왕국 카니발 퍼레이드'를 선보인다. 이상천 제천시장은 "제천 겨울 축제에는 즐길거리, 볼거리, 먹을거리가 풍성하다"고 말했다.

내장산을 품은 전북 정읍에선 가을 단풍을 주제로 '내장산 단풍 겨울빛 축제'를 개최한다. 올해 처음 열리는 이번 축제는 내장산 단풍 터널 일대에 단풍을 주제로 한 LED 경관 조명을 설치하는 겨울 이벤트다. 정읍시는 겨울에도 관광객을 유치해 내장산을 사계절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이번 축제를 마련했다. 설경이 아름다운 내장산 아기단풍 터널 500m 구간에서 은은한 LED 조명이 눈길을 끈다. 단풍빛 터널과 별빛 정원 등 다양한 분위기로 만들어졌다. 정읍시는 매일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빛 터널 경관, 눈꽃 정원, 별빛 정원을 상설 운영한다. 유진섭 정읍시장은 "겨울에도 가족과 연인들에게 멋진 추억을 선사하기 위해 내장산 겨울빛 축제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겨우내 성탄절 분위기를 즐기고 싶은 이들을 위해 경북 봉화군에서는 다음 달 16일까지 산타마을(32만㎡)을 운영한다. 소천면 영동선 분천역 일대에서 산타열차(V-train)를 타고 강원도 철암역까지 낙동강 경치를 구경할 수 있다. 봉화 산타마을은 지난 2014년 처음으로 개장해 올해로 6회째를 맞는다. 하루 10명이 오가던 분천역은 6년 만에 78만명이 방문하는 명소가 됐다. 올해 처음으로 낙타과 동물인 알파카와 산타 썰매를 배치했다. 봉화 주민 160여 명은 산타 옷을 입고 20여 카페와 음식점에서 손님을 맞는다. 흙구덩이에 불을 땐 열기로 고구마와 감자를 익혀 먹는 삼굿구이, 딸기와 빵으로 핑거푸드(손가락으로 집어 먹는 음식) 만들기 등 체험도 기다린다. 엄태항 봉화군수는 "분천 산타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이 풍성한 겨울 추억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여러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