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 단독 출마 결정 때 黨대표 추미애에 "섭섭했지만 당 따랐다"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30일 오후 세번째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30일 송병기 울산 부시장 업무수첩에 담긴 ‘임동호 제거’ 관련 "제가 알지 못하도록 치밀하게 준비했다"며 "악의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임 전 최고위원을 지난 10일과 19일에 이어 이날 세 번째로 소환 조사했다. 임 전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2시 9분쯤 검찰 조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금 와서 보니 (임동호 제거 전략 관련) 진행되고 있던 게 굉장히 악의적"이라며 "당에 대한 자부심과 당원으로서의 마음가짐이 있었는데, ‘아직도 설마 그렇게 했겠나’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당시 추미애 민주당 대표에게 서운한 건 없느냐’는 기자들 질문에는 "많이 서운했다"면서도 "저도 당 지도부 생활을 했기 때문에 당이 결정할 일이라 생각하고 섭섭하지만 따랐다"고 답했다.

임 전 최고위원은 '당 차원에서 배제 전략이 있었느냐'고 묻자 "송병기 업무수첩에 그렇게 적혀 있었다"고 했다. 다만 '지방선거 전부터 청와대 의중이 반영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럴리 없다고 본다"고 거리를 뒀다.

임 전 최고위원은 작년 민주당 울산시장 당내 경선에서 유력한 후보였으나 민주당은 작년 4월 경선 없이 송철호 울산시장을 단독 공천했다. 당시 임 전 최고위원은 당내 경선을 포기하는 대가로 청와대로부터 고위직을 제안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최근 언론에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으로부터 불출마 제안과 고베 총영사 자리를 제안받았다"고 했다가 "불출마 대가는 아니었다. 한 전 수석과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경수 경남지사 등과 술자리에서 나눈 이야기"라고 입장을 바꿨다.

검찰은 문재인 대통령의 30년 지기(知己)인 송 시장이 지방선거에서 당선되도록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송 시장 측근 송 부시장의 업무수첩에는 ‘중앙당과 BH(청와대) 임동호 제거, 송 장관(송철호) 체제로 정리’ 등 임 전 최고위원을 울산시장 선거에서 배제하려는 동향이 적힌 내용이 있다고 알려졌다.

그는 지난 24일 검찰의 자택 압수 수색이 이뤄진 날 오사카로 떠났다가 28일 귀국했다. 귀국 당일 "검찰 조사에서 송병기 수첩을 읽어봤는데 내용이 굉장히 악의적이고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한 전 수석과 송 시장, 송병기 울산시 부시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입건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는 31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송 부시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연다. 심사 결과는 이르면 당일 밤 나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