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이 공개한 푸틴 대통령 집무실 사진에서 확인
"윈도10 등 상위버전이 보안 더 취약하다고 판단한 듯"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해킹에 취약한 운영체제(OS)인 윈도XP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집무실 컴퓨터에는 여전히 윈도XP가 설치돼 있다. 이 사실은 최근 크렘린궁 대변인실이 공개한 사진에서 확인됐다. 사진 속 푸틴 대통령은 집무실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데, 모니터 바탕화면 아래쪽에 윈도XP 특유의 파란색 바(bar)가 선명하게 보인다.

푸틴 대통령이 보안이 강화된 최신 OS 대신 해킹 위험이 큰 윈도XP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크렘린궁 집무실뿐 아니라 사저에서도 윈도XP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무실에 앉아있는 푸틴 대통령 옆에 윈도XP가 설치된 컴퓨터 모니터가 보인다.

윈도XP는 제조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해킹과 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경고할 정도로 취약한 OS다. 2014년 윈도XP에 대한 보안지원이 종료된 이후 랜섬웨어 등 다양한 악성코드와 바이러스에 노출돼 있다.

그럼에도 푸틴 대통령이 윈도XP를 사용하는 이유는 이 OS가 러시아 정부기관에서 사용허가를 받은 마지막 윈도 버전이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러시아 현지 매체인 오픈미디어는 러시아 정부가 윈도10 등 상위 버전이 사용자가 통제할 수 없는 자동 업데이트와 원격 제어가 가능해 윈도XP보다 해킹 위험이 높다고 보고 사용허가를 내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오픈미디어는 정부기관에서는 국가 기밀 등 중요 정보를 다루지 않는 일부 컴퓨터에서만 윈도10을 사용하고, MS나 구글이 아닌 러시아산 운영체제와 얀덱스 같은 브라우저 등으로 대체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크렘린궁 대변인실은 푸틴 대통령이 여전히 윈도XP를 사용하는 이유를 공식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있다. 또 윈도XP를 쓰면서도 크렘린궁이 사이버보안을 유지하는 비결도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