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왼쪽) 일본 총리가 지난해 5월 일본을 방문한 리커창(오른쪽) 중국 총리와 함께 홋카이도의 에니와시를 방문해 거리를 걷고 있다.

지난해 홋카이도(北海道)를 함께 방문했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이달 말에는 쓰촨(四川)성을 함께 시찰한다. 양국의 총리가 2년 연속 상대국의 지방을 함께 시찰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오는 23~25일 중국 방문 기간에 리 총리와 함께 쓰촨성의 세계 문화유산 '두장옌(都江堰)'을 시찰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 쓰촨성 청두에서 열리는 한·중·일 3국 정상회의를 마친 후 25일 리 총리의 안내를 받아 두장옌을 시찰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두에서 60㎞ 떨어진 두장옌은 기원전 3세기에 만들어져 현재도 사용되는 수리 관개 시설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중·일 양국의 두 총리는 이곳을 방문하며 양국의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시진핑 주석의 국빈(國賓) 방일을 위해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분석했다.

리 총리는 지난해 5월 도쿄에서 열린 한·중·일 3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8일부터 4일간 일본을 방문했다. 리 총리는 당시 아키히토(明仁) 일왕을 만난 후, 아베 총리와 함께 홋카이도의 도요타 자동차 공장을 방문했다. 이때 아베 총리는 빨간색, 리 총리는 하늘색 넥타이를 매고 공장을 시찰해 눈길을 끌었다. 리 총리는 자신의 방일에 대해 '중·일 관계의 정상적 궤도 복귀'라고 의미를 부여했으며 같은 해 10월 베이징을 방문한 아베 총리는 '일·중 관계의 정상화'를 선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3~24일 이틀간 방중한다고 밝혀 리 총리, 아베 총리와 두장옌을 함께 가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된 문의에 대해 "한·중 정상회담 외에는 확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