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영상만 올렸는데 2분만에 노란딱지" 보수 유튜버 반발

입력 2019.10.22 03:01

보수 채널들 "사유도 모른채 불이익, 비공개 영상에도 딱지 붙여"
광고 제한돼 수익 타격… 친문들은 노란딱지 유도하려 집단 신고
野 "편파 운영"… 구글 "정치적 의도 없다"며 명확한 이유 안밝혀

최근 한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제작진이 시험적으로 영상 한편을 유튜브에 올렸다. 아무런 내용 없이 '방송 테스트'라는 글씨만 보이는 영상이었다. 제작진 외에는 영상을 볼 수 없도록 '비공개' 처리까지 했다. 영상이 올라간 지 2분 뒤, 유튜브 운영사인 구글이 해당 영상에 '노란 딱지'를 붙였다. 노란 딱지는 유튜브에서 광고를 제한해 수익을 올릴 수 없게 하는 구글의 벌칙성 조치다. 구글은 '폭력성·선정성·혐오성 등의 문제가 있는 영상에 한해 노란 딱지를 붙인다'는 입장이지만, 아무런 내용이 없는 영상에도 이처럼 노란 딱지를 붙인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이러한 정황 증거를 앞세워 "구글이 보수 성향 채널을 '블랙리스트'로 정해놓고, 일단 노란 딱지부터 붙이고 보는 편파 운영을 하고 있다"고 21일 주장했다. 최근 친문(親文) 진영은 보수 유튜브 채널 목록을 인터넷에서 공유하며 집단으로 신고(申告) 버튼을 눌러 벌칙을 유도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한국당 주장은 '구글이 실제 유해성 여부를 따지지도 않고 친문 네티즌의 명단에 오른 보수 유튜버는 무조건 규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당 윤상직 의원에 따르면, 윤 의원이 최근 정부 비판적 성향의 '보수 유튜브' 채널 가운데 구독자 수 상위 35개 채널을 선정해 설문한 결과, 13개 채널이 "사유도 모른 채 상당수 영상에 노란 딱지가 붙었다"고 답했다. 복수(複數)의 채널 운영자가 "시험적으로 띄운 비공개 영상에도 노란 딱지가 붙더라"고 답했다. 노란 딱지가 붙은 영상은 구글이 광고를 배분해주지 않아, 게시자 입장에서는 아무리 많은 사람이 시청하더라도 수익을 얻을 수 없다. 실제로 한 보수 채널은 150만원 안팎이던 하루 매출이 최근 잇따른 노란 딱지 처분과 맞물려 18만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특정 영상에 노란 딱지가 붙었는지는 게시자만 확인할 수 있다.

보수 유튜브 채널을 상대로 한 노란 딱지 남발의 배경에 친문 네티즌의 '보수 유튜버 신고 캠페인'이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로 친문 네티즌들은 최근 82쿡, 레몬테라스, 클리앙, 딴지일보 등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 등에서 '칭찬받아 마땅하신 분들'이라는 제목 아래 신고할 주요 보수 유튜브 채널 목록을 공유하고 있다. 21일 기준 약 60개 채널이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윤상직 의원은 "최근 노란 딱지가 붙은 보수 유튜브 채널 13곳이 모두 좌파 블랙리스트에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유튜브 달러 표시의 의미
구글은 '신고가 많이 들어온다고 노란 딱지를 붙이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는 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고를 받고 노란 딱지를 붙인 것 아니냐'는 지적에 "정치적 의도와 상관없이 제목, 내용 등을 보고 (딱지 붙을 영상을) 1차로는 AI(인공지능)가, 2차로는 구글 직원이 선별한다"고 설명했다. ▲부적절한 언어 ▲도발·비하 ▲논란의 소지가 있는 문제 및 민감한 사건 등 11개 가이드라인 가운데 하나 이상을 위반한 경우에만 붙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구글은 노란 딱지를 붙이는 정확한 이유를 누구에게도 통보해주지 않는다.

보수 유튜버들은 반발한다. 대표적 보수 유튜브 채널인 '최병묵의 팩트' 측은 "적어도 어떤 항목을 위반했는지 상세 설명이라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보수 진영에서는 "구글이 친문의 블랙리스트를 참조해 노란 딱지를 발부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똑같은 정치 해설 영상에서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조국' 등의 키워드가 들어간 영상만 집중 타깃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친문 네티즌 채팅방에서는 "○○채널에 대한 공격이 성공해 노란 딱지가 붙었다" 등 대화가 오간다.

이런 가운데 법조계에선 '블랙리스트를 공유하고 집단 신고를 누르는 행위 자체가 형사 처벌 대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법무법인 동인의 김종민 변호사는 "한 사람이 1시간 단위로 수차례 신고나 비추천을 퍼부어 보수 유튜버의 평판을 일부러 떨어뜨리는 건 업무방해"라며 "명확한 광고 제한 기준을 밝히지 않는 구글코리아도 보수 유튜버들의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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