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수출규제 관련, 전날 세미나 교수 발언 中 '정치·외교 실패', '보여주기식 대응'
與조정식 정책위의장 "개탄스러운 일… 국익에 전혀 도움 안돼"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이 11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원인이 한국 정부의 정치·외교 실패 때문이란 주장이 나온 데 대해 "어처구니 없는 발언"이라고 했다.

조 의장은 이날 오전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우리 사회가 똘똘 뭉쳐 힘을 모은다면, 일본의 부당한 도발이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는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일각에서 정부 노력을 폄훼하고, 우리 정부에 책임을 떠넘기는 행태를 보여 유감"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특히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주관한 토론회에서 '정치·외교 실패가 원인' '보여주기식 대응' 등의 어처구니 없는 발언이 주요하게 소개됐다.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이 같은 발언은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이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전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일본 경제 제재의 영향 및 해법'이란 주제로 긴급 세미나를 열었다. 이 세미나에 참석한 정인교 인하대 교수는 "산업·무역 구조상 한국이 일본을 제압할 수 있는 한 수(手)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정치·외교적인 실패로 발생한 문제를 통상 정책으로 대응하는 것은 해결 의지가 약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맞대응 확전 전략은 보여주기식 대응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대해 여당 정책위의장이 "어처구니 없는 발언"이라고 반발한 것이다.

앞서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지난 8일 일본의 수출규제 대응 방안을 논의하자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회동을 제안했다. 전날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대표가 제안한 대통령과 5당 대표 회동을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당 측은 '이 대표가 제안한 회동에 가부(可否) 의사를 정하지 않았다. 초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뜻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조 의장은 이날 '대통령과 여야5당 회동을 황 대표가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황 대표 태도도 안타깝다. 대통령과 여야5당 회동을 (여야 5당 대표 중) 유독 황 대표만 거부하고 있다"며 "지금은 일본의 무도한 경제 보복에 맞서 힘과 지혜를 한데 모아야 한다. 국익 수호하는 일에 여야가 따로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