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사고가 잦은 국산 구형 전투기를 대체할 신형 전투기를 개발 중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군사 전문가들과 관련 소식통을 인용 “중국군 당국이 항공모함 랴오닝호에 탑재된 국산 전투기 젠(J)-15의 기체 결함으로 사고가 발생하자 이를 대체할 전투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중국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호에 탑재된 J-15는 개발된 지 30년이 넘은 러시아 전투기 Su-33을 복제해 만든 전투기로, 중국 선양 항공기그룹이 개발했다. J-15의 최대이륙중량은 33톤에 달해 항모탑재기 중 가장 무겁다.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호에 탑재된 전투기 젠(J)-15가 2018년 4월 14일 시험 비행 준비를 하고 있다.

리 지예 중국 해군 전문가는 “중국은 전 세계에서 해군 군력을 강화하기 위해 적어도 4척의 항공모함을 개발할 예정이기 때문에 새로운 전투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중국의 신형 항공모함은 상하이에 있는 선박제조 기업인 장난조선집단이 건조 중이다.

그는 “중국 항공모함의 전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신형 전투기를 개발해야 하고, 지금 개발 중인 스텔스 전투기 FC-31이 J-15를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FC-31은 중국이 독자적으로 개발 중인 스텔스 전투기로, 최대이륙중량은 28톤 정도로 J-15보다 작고 가볍다. 지난 2012년 처음 시험 비행을 실시했다.

SCMP에 따르면 J-15는 잦은 고장으로 애물단지로 전락한 상태다. 군 관련 소식통들에 따르면 지금까지 J-15와 관련해 발생한 사고는 총 4건으로, 그 중 2건만 언론에 공개됐다. 한 소식통은 “J-15는 문제가 있는 항공기”라며 “불안정한 비행 통제 시스템으로 2년 전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했다”고 했다.

전투기 조종사인 장차오는 지난 2016년 4월 J-15 시험 비행을 마치고 항공 모함에 착륙하던 중 비행 관제 시스템이 고장나 발생한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같은해 또 다른 조종사도 J-15를 시험 비행한 뒤 같은 문제로 사고가 발생해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소식통은 “항공 전문가들은 처음에 J-15의 설계상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 했지만, 같은 문제로 2번의 사고가 발생하자 기체에 문제가 있었다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SCMP는 “기체 결함으로 발생한 두 건의 치명적 사고로 인해 신형 전투기 개발은 더욱 시급해졌다”고 전했다.

한 퇴역 해군은 “중국 국산 전투기 중에는 엔진, 설계, 개조 등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았지만, 조종사들은 결함이 있는 전투기를 조종하도록 강요받았다”며 “조종사들은 전투기가 고장날 때를 대비해 탈출하는 방법을 배우지만, ‘귀중한 전투기’를 구할 의무도 있다”고 했다.

SCMP에 따르면 올해 초 중국 국영방송 CCTV는 J-15 추락 사고로 사망하고 부상 당한 조종사가 끝까지 전투기를 버리고 탈출하지 않은 행동을 찬양하는 내용의 선전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퇴역 해군은 “중국 공군 조종사들은 국가 재산인 항공기를 구하는 것이 임무라고 훈련받지만, 인간의 생명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바뀌어야 한다”며 “전투기는 부서져도 다시 만들 수 있지만, (죽은) 조종사는 대체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