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 애플리케이션(앱) 슈어스팟(surespot)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가입할 수 있었다. 이슬람 무장세력 IS(Islamic State·이슬람국가)와 접촉한 후 터키의 소도시 킬리스에서 행방을 감춘 김모(18)군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이 앱은 그만큼 가입 절차가 간단했다.
슈어스팟은 이메일 주소나 휴대전화번호를 연동할 필요도 없었다. 대신 메시지를 주고받고 싶은 상대가 있다면 서로의 아이디를 직접 입력해 ‘초대’해야한다. 슈어스팟 이용자 A와 B가 메신저로 대화 하려면 A는 B를, B는 A를 각각 초대해야 가능하다는 뜻이다. 둘 중 한 사람이 상대방을 초대 하지 않으면 대화가 불가능한 셈이다.
이 앱은 이미 보낸 메시지를 삭제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한 사람이 대화창에서 메시지를 삭제하면 상대방 화면에서도 대화 메시지가 지워진다. 메시지가 특정 서버를 거치지 않게 때문에 지운 메시지는 복구할 수 없다. 모바일 화면 캡처도 불가능하다. 만약 캡처를 시도하면 ‘화면을 캡쳐할 수 없습니다. DRM으로 보호된 이미지 입니다’라는 문구가 뜬다. DRM이란 'Digital Rights Management'의 약자로 디지털 저작권 관리를 뜻한다. 이 때문에 대화 내용을 저장하기 위해서는 다른 카메라를 이용해 직접 사진을 찍어야 한다.
한 사람이 여러 개의 아이디를 만들어 이용할 수도 있다. 다만 비밀번호를 잊어버릴 경우 이를 찾을 방법이 없다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
슈어스팟의 보안성이 높다고 알려지면서 이 앱에 관심을 보이는 이용자도 생기고 있다. 카카오톡이나 라인은 정부 검열이나 사찰의 우려가 있다고 느끼는 일부 이용자들이 슈어스팟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정부가 카카오톡을 사찰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텔레그램’이라는 메신저 앱이 주목받았는데 이와 비슷한 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세종시에서 근무한다고 밝힌 한 공무원은 “라인을 이용해 친구와 이야기하다 보면 정부 정책이나 다른 공무원을 비판할 때도 있는데, 그래서 민감한 내용을 언급할 땐 슈어스팟을 쓸 때가 많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