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1년 11월 뉴기니섬 서남부의 정글 오지인 아스마트. 이곳에서 미국의 대부호 록펠러 가문의 후손이자 인류학도였던 마이클 록펠러(당시 23세)가 원주민 거주지 답사 중 실종됐다. 연안에서 배의 엔진이 고장 나 멈추자, 동료에게 직접 헤엄쳐 가겠다고 말하고 물에 뛰어든 뒤 그 길로 사라진 것이다. 당시 뉴욕 주지사였던 아버지 넬슨 록펠러, 케네디 대통령, 이곳을 식민 지배하던 네덜란드 정부까지 나서 한 달간 대대적으로 수색했지만, 시신도 건지지 못하고 '익사'로 종결돼 20세기의 대표적인 미제 사건이 됐다.
하지만 그가 사실은 식인종에게 끔찍하게 희생됐다는 정황을 말해주는 다큐멘터리 '마이클 록펠러를 찾아서'가 내년 2월 VOD(주문형 비디오) 서비스인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고 미 일간 뉴욕포스트가 24일 보도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2007년 뒤늦게 발견된 옛 영상 자료를 재편집한 것이다. 자료는 촬영가 밀트 매친이 록펠러의 실종 8년 뒤 현지로 가서 당시 목격자들 증언을 바탕으로 그의 행적을 추적한 것이었다. 뉴욕포스트는 "'록펠러가 식인종에게 잡아먹혔다'고 한 1968년 당시 일부 언론 보도가 사실임을 확인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지난 3월 여행작가 칼 호프만이 '야만의 수확(Savage Harvest)'이라는 책을 통해 록펠러가 식인종에게 희생됐다고 거듭 주장했다. 물증이 없는 상황에서 제시된 단서는 그가 답사하려던 지역 부족의 풍습이었다. 외부와 4만년가량 단절된 이들에겐 동성 간 성교, 배우자 공유, 타인의 소변 마시기 등 기이한 풍습들이 있었다. 특히 인간 사냥은 단순 식사가 아닌 종교의식에 가까웠다는 것이다.
그는 "록펠러가 헤엄쳐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원주민과 맞닥뜨렸을 것"이라고 가정한 뒤, 그가 어떻게 살해됐을지를 잔혹할 정도로 세밀하게 묘사했다. 책에는 록펠러로 추정되는 서양인의 희생을 목격한 원주민들의 목격담, 이들의 고해성사를 받았다는 네덜란드 신부 증언까지 담겼다.
'인류학의 보고'로 불리는 뉴기니섬에는 800여 부족이 살고 있는데, 일부 부족은 20세기 중반까지 식인 풍습을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