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에 여사 "남편에게 먹여주고 싶은 한국 김치"

입력 2013.12.09 03:02

[日 아베 총리 부인, 駐日 한국 대사관 김장 대축제 참석]

日王 친척·관료 부인도 동석해 주일 대사 부인과 김치 담그고 맛봐
"한국과 김장하니 사이 좋아지는듯"

"(김치가) 정말 맛있어요. 남편(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도 먹여주고 싶습니다."

일본 도쿄 미나토(港)구 주일 한국 대사관에서 7일 열린 '김장 대축제'에서 김치를 먹으면서 "맛있다"를 연발하던 이는 다름 아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惠·51) 여사였다.

아키에 여사는 이날 분홍색 앞치마를 두르고 이병기 주일 한국 대사 부인 심재령 여사와 함께 김치 세 포기를 담갔다. 이번 행사는 최근 악화된 한·일 관계 속에서 두 나라 국민이 즐겨 먹는 김치로 화합의 기회를 갖고, 지난 5일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한국의 '김장 문화'가 등재된 것을 축하하기 위해 대사관 측이 마련했다. 아키에 여사는 지난 9월 도쿄에서 열린 한·일 축제 한마당, 지난 3일 도쿄 코리아센터(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한·일 아동작품교류전 시상식에 참석하는 등 한국 관련 행사에 거의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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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일본 도쿄의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김장대축제’에서 아베 아키에(왼쪽에서 넷째) 여사가 주일대사의 부인 심재령(왼쪽 둘째)여사, 윤숙자(오른쪽) 한국전통음식연구소장과 함께 김장을 끝내고 시식하려 하고 있다. /안준용 특파원
대사관 관계자는 "전직 총리 부인이 대사관을 찾은 적은 있지만 현직 총리 부인이 온 것은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9월 한ㆍ일축제한마당에서 인사를 나눴던 대사 부인 심 여사가 이메일 등을 통해 아키에 여사에게 행사 참여를 부탁했다.

아키에 여사는 행사 15분 전 대사관에 도착해 대사관 직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아키에 여사는 심 여사에게 "오늘 만든 김장 김치는 언제 먹을 수 있느냐"며 "시어머니가 김치를 좀 갖다 달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일본 유명 제과회사 모리나가 제과 창업자 집안 출신인 아키에 여사는 광고회사 덴쓰에 근무하던 중 소개로 아베 총리를 만나 1987년 결혼했다.

아키에 여사는 드라마 '겨울연가'를 보면서 한국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한다. 특히 겨울연가에 출연했던 고 박용하씨의 열렬한 팬으로, 2004년 서울을 방문해 박용하씨를 직접 만나기도 했다. 한류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한글도 배웠다.

행사 시작과 함께 윤숙자 한국전통음식연구소장의 '김장법 강의'를 들은 아키에 여사는 비닐장갑을 낀 채 미리 준비된 절인 배추 세 포기에 직접 양념을 넣었다. 그가 담근 김장 김치를 심 여사가 찢어 입에 넣어주자 참석자들이 박수를 쳤고 아키에 여사는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그는 "정말 재미있었다. 오늘 담근 김치를 남편에게 먹여주고 싶다"면서 "김치를 함께 만들고 함께 먹으니 사이도 좋아지는 것 같아 좋다"고 했다. 행사가 끝나고서 그는 대사관저에서 이날 만든 김장 김치 등으로 이 대사 부부와 점심을 함께했다.

한·일 두 나라 국민 180여명이 모인 이날, 일본 측 주요 인사로는 아키에 여사를 비롯해 아키히토(明仁) 일왕 사촌 동생인 노리히토(憲仁·2002년 사망)의 부인 히사코(久子) 여사, 이시하라 노부테루(石原伸晃) 환경상의 부인 리사(里紗)씨,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문부상의 부인 교코(今日子)씨 등이 참석했다.

대사관 측은 이날 담근 김치 400포기 중 일부를 미야기(宮城)현 등 동일본지진 피해 지역에도 전달할 예정이다.

이병기 대사는 "김장 문화가 함께 담그고 나눠 먹는 '나눔의 문화'라면 일본 식문화(和食·와쇼쿠)는 상대를 배려하고 진심으로 대접하는 '오모테나시(おもてなし·극진한 대접)'"라며 "음식 문화처럼 양국이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며 손잡고 미래로 간다면 어떤 어려운 문제도 풀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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