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영희 - 고영희 자서전, 김정철, 김정운

“1973년 1월 28일 그 날은 몹시 추웠다. 시계가 밤 11시를 가리켜 잠자리에 들려는데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아버지냐며 물으며 문을 열던 나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경애하는 장군님께서 눈보라를 맞으시며 나를 기다리신다고 알려주었다….”

북한 김정일의 3번째 처(妻)인 고영희<사진>가 김정일과 연애하는 과정 등이 포함된 자서전이 평양에서 출판된 것으로 확인됐다. 고영희는 1953년 일본에서 제주도 출신 재일교포 고태문의 맏딸로 태어나 1961년 입북한 뒤 만수대 예술단에서 활동했다. 이후 김정일의 눈에 띄어 함께 살던 중 지난 2004년 프랑스에서 암치료를 받다 사망했다. 고영희와 김정일과의 사이에 태어난 두 아들인 정철·정운 형제 중 한 명은 김정일의 후계자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끊임없이 나돌고 있다.

마이니치 신문이 단독 입수한 이 책은 북한 미사일 발사 직후인 지난 7월 20일 ‘유술(柔術·유도) 애국자’라는 제목으로 발행됐다. 책은 고영희 가족사를 미화하는 선전책자이지만 고영희가 ‘1인칭’인 자서전 형식이다.

자서전에 따르면 고영희 가족은 1961년 5월 제58차 북송선을 탔다. 고영희는 이후 자신의 직업을 ‘조선예술교류협회의 부원’이라고 밝히면서, 세계 각국을 다녔다고 기록했다. 책에 따르면 고영희와 김정일의 만남은 고영희가 18세 때인 1971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영희는 당시 한 연회에 참석한 김정일이 ‘몸소 자신의 옆자리에 불러주셨다’고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