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핵 사태와 6자회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 1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할 경우 현재의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기 위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함께 한국전 종료를 선언하는 문서에 서명할 용의가 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은 29일 “부시 대통령은 회담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문제를 얘기하는 과정에서 한국전 종료 선언과 관련된 언급을 했다”면서 “‘한국·북한과 함께 서명할 용의도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는 부시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고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한·미정상회담 직후 북한이 핵을 폐기할 경우 주어질 보상 중 하나로 한국전 종료 선언이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으나, 부시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공동으로 서명할 용의까지 밝혔다는 사실은 처음 알려진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또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 폐기 시 ‘새로운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뜻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인센티브가 무엇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들은, 북한을 ‘악의 축’ 국가에 포함시키고 김정일 위원장을 ‘폭군’이라고 할 정도로 부정적이었던 대(對)북한 접근방식이 상당히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또 이는 미국이 무력으로 공격하거나 체제변환을 시도할지 모른다는 북한의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메시지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