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 참패뒤 열린우리당 경기지역 의원들이 심각한 무기력증에 빠졌다. 30여명에 이르는 의원들은 중앙과 지역정치무대에서 모두 갈팡질팡하고 있다.

　지역에서 자신들이 내세운 후보들이 전멸했다. 낙선한 후보자들은 노무현 대통령과 중앙당에 대한 반발과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다. 더욱이 공천과정과 선거과정에서 노출된 기간당원제의 한계와 모순은 다음 총선을 앞둔 현역의원들에게도 '이제는 내가 맞아야 할 소나기' 라는 공포감에 떨게 하고 있다.

　낙선자들은 “5·31 이후 지역구 조직은 이미 사실상 해체된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현역의원들이 도와준게 없다”고 극언을 서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엎친데덮친 격으로 현역의원들은 중앙당의 불확실성에 거의 아노미 상태에 빠져있다. 중도성향의 한 초선의원은 “국민적 탄핵을 받아버린 정당”이라면서 “다음 대선의 정권창출은 꿈을 꾸기도 어렵다”고 여권 지도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선거직후 당이 표류할 기미를 보이자, 문희상 전 당의장은 “참여정부와 당에 대한 국민적 탄핵”이라면서 “국민들이 당을 해체하라면 해야 한다”고 먼저 선을 긋고 나섰다. 당의 화합과 단결을 도모하기 위해 먼저 공격적 방어를 선택한 셈이다. 그러나 문 전의장의 노력도 정동영 이후 당을 중립적 원로가 맡느냐, 김근태 의원이 맡느냐를 두고 또 분파적 싸움에 휘말려버렸다.

　선거직후 워크숍에서도 노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무성하게 쏟아졌지만, 미래에 대한 뾰족한 해결책은 제시되지 안았다.

　도내 대다수 의원들은 당의 진로와 관련, “당의 이질적인 요소들과 함께 갈 수 있겠는가. 그렇다고 당이 쪼개져서는 안되는 것 아닌가, 좀더 지켜봐야 겠다”라는 세 갈래의 자가당착적 해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이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에게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모른다는 것. 목표도 비전도 없이, 무기력증이란 중병에 걸려 있는 경기도당 소속 의원들의 현주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