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단행된 중장 인사는 지역안배가 고려된 가운데 철저하게 능력 위주로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군단장으로 처음 진출한 육사 31기 출신 가운데 한민구 국방부 정책기획관, 김영후 육본 군수참모부장, 한기호 육본 정작부장, 황의돈 합참 작전기획부장, 김기수 육본 전력기획참모부장, 장광일 합참 작전부장 등은 해당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기획업무에 뛰어난 한민구 정책기획관은 남북 장성급회담 수석대표를 맡아 남북회담에 참가하기도 했으며 황의돈 작전기획부장은 이라크에 파병된 자이툰부대의 초대 사령관을 맡았다.

보병 출신인데도 정보병과가 창설되면서 정보를 주특기로 삼은 황 소장이 중장 진급과 동시에 군단장에 임명된 것은 점차 확대되는 파병업무의 중요성을 감안한 인사로 평가되고 있다.

3사 7기인 정두근 육군훈련소장은 대상기수인 5기와 8기를 제치고 비육사 출신 몫으로 군단장에 임명됐다. 육군훈련소장이 군단장으로 나간 것은 이례적이다.

새 군단장의 출신지역은 영남 2명, 호남 2명, 충청 1명, 강원 2명 등으로 지역안배를 고려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애초 유력하게 거론됐던 호남 출신 H 소장이 이번 인사에서 탈락한 것은 지역안배를 고려한 과정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기무사령관에 임명된 허평환(육사 30기) 소장은 육군훈련소장에 이어 육군전투발전단장을 맡아왔다.

그는 지난해 5월 군 매체인 국방일보 기고를 통해 “(독도문제에 대해) 지금 우리는 강경입장을 표명하며 겉으로는 큰 소리치면서 내심 걱정을 하고 있다”며 “우리는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탄식만 해서는 안되고 지금부터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독도 수호를 위한 첨단무기 도입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런 언급은 군 장성들이 독도가 확고부동한 우리 영토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것을 금기로 여기고 있는 가운데서 그런 주장을 내놔 한동안 군내에서 회자하기도 했다.

해군 안기석 소장의 중장 진급도 눈에 띈다. 안 소장은 지난 달 미국에서 열린 제28차 군사위원회 회의(MCM)에서 ’전략지시’ 지침을 내렸다는 발표를 했다가 호된 곤욕을 치른바 있다.

그의 상관이었던 송영무 전 합참전략기획본부장이 해군 총장으로 영전, 미래 한미 지휘관계 로드맵 마련에 애썼던 안 소장의 업무능력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평가다.

해군의 중장 진급자도 영.호남, 충청에서 1명씩 배출돼 지역안배를 고려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민직위인 국방부 정책홍보본부장으로 유력시됐던 방효복(육사 30기) 11군단장은 육군 참모차장으로 정리됐다. 기무사령관 후보군으로 한동안 거론된 박종달(육사 29기) 수도군단장은 육군의 핵심 보직인 인사사령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박 사령관은 평택 미군기지 터에 철조망을 설치하는 작전을 폈을 때 책임을 맡았다.

김록권(군의 10기) 의무사령관은 병영개선대책 일환으로 소장직위였던 사령관이 중장으로 한 단계 높아지면서 혜택을 받았다.

공군 준장 장윤화(공사 26기) 제15전투비행단장은 이달 초 소장급 인사 과정에서 문제가 됐던 공군 장성 1명을 대체해 이번에 소장으로 진급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