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 작통권' 환수 논란

지난 9일 북한의 핵실험 실시로 한반도 안보 불안이 고조된 가운데 한·미 양국이 지난 20일 안보협의회(SCM)를 통해 전시(戰時) 작전통제권(전작권)을 오는 2009년 10월~2012년 3월 중 한국군에 이양키로 합의한 데 대해 국민들의 안보 불안감을 불식시킬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18일 한미 군사위원회의(MCM)에서 양국 합참의장은 버웰 벨 한미연합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에게 북한의 핵무기 보유에 대한 군사 대비책을 세우도록 지시했으나 전작권 단독행사에 따라 한미 연합사가 해체되면 이 핵 대비책은 무용지물(無用之物)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MCM에서의 지시는 우리 합동참모본부의 브리핑 오류로 전쟁시 연합사의 핵무기 사용계획을 부활하는 것으로 잘못 알려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우선 이번 합의가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할 수 있고 미국 핵우산 보장의 실효성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희상(金熙相) 전 청와대 국방보좌관은 “이번 합의로 한미 연합사는 ‘시한부 인생’을 살게 돼 식물 조직이 될 것이고 연합 방위태세를 크게 약화시킬 것”이라며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자신감을 심어주는 잘못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연합사가 해체됨에 따라 전쟁시에 대규모 미국 증원전력(增援戰力)을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어지고 핵우산 보장 체제가 약화될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송대성(宋大晟)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연합사가 해체되면 미 핵우산 보장도 약화될 것”이라며 “미국의 핵우산 보장이 실효성이 있으려면 연합사가 존속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MCM 지시에 따라 벨 연합사령관은 ▲전면전에 대비한 ‘한미 연합 작전계획 5027’ 보완 ▲북한 핵공격에 대비한 감시정찰 능력 강화 ▲북한 핵공격시 피해 최소화 방안 등의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주로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기 전 첨단 재래식 무기를 동원해 무력화(無力化)하는 데 중점이 두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연합사가 해체되고 ‘작전계획 5027’이 무효화되면 이 핵 대비책은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할 상황이 된다.

전시 증원대책도 문제다. 국방부는 이번 SCM에서 미국측이 전쟁시 압도적인 증원전력에 대한 보장을 할 것이라고 밝혀 왔으나 SCM 공동성명이나 MCM 회의결과에 증원전력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박용옥(朴庸玉) 전 국방차관은 “북한 핵실험으로 한반도 안보의 불안정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전작권 단독행사 시기 결정과 북한 핵실험은 안보 불안감을 증폭시킬 것”이라며 “정부는 국민의 안보 불안감을 불식시킬 수 있는 확고한 안보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