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 작통권' 환수 논란 - 전시 작전통제권, 버웰 벨

미국이 전시(戰時) 작전통제권(전작권) 이양 시점을 2009년으로 결정하고 이번에 전작권 이양시기 합의를 강행한 데에는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한미연합사령관·사진)의 입김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23일 “미국이 전작권과 관련해 조기 이양 입장을 견지한 데에는 벨 사령관의 의사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현지 야전군사령관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럼즈펠드 장관과 미 국방부의 기본방침 때문”이라고 전했다.

지난 20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전작권 단독행사 시기와 관련해 한·미 간에 장시간 줄다리기 협상을 할 때 미측에서 가장 높은 목소리로 장시간 주장을 편 사람은 벨 사령관이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벨 사령관은 2009년 이양 입장이 관철되지 않고 한국측 입장을 수용하는 쪽으로 기울자 흥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가 지난 7월 2009년 조기 이양 방침을 우리 국방부에 공식 통보하기 전에 미측 공식 입장을 결정하는 데에도 벨 사령관의 분석 및 평가 결과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벨 사령관은 지난달 한 조찬 강연회에서 “지속적인 억지력 및 전투 준비태세가 보장된 상태로 지금부터 2009년까지 3년 동안 훈련과 연습을 통해 준비하면 전작권 이양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러한 판단은 대단히 신중히 고려한 뒤에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벨 사령관이 이런 판단을 하게 된 이유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소식통들은 그가 기존의 연합사 조직 및 건물, 지휘통제(C4I)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하면 한국군의 전작권 단독행사 준비기간을 줄일 수 있다고 평가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 2월 취임한 벨 사령관은 1979~80년 동두천 캠프 케이시에서 작전장교로 복무한 적이 있으며 3군단장, 유럽 주둔 미군사령관 등 야전지휘관을 두루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