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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 측근비리를 수사 중인 김진흥(金鎭興) 특검팀이 이르면 내주 초 수사를 조기 종결할 방침이다. 원래 수사 마감일은 4월 4일이다. 특검팀은 특검법에 명시된 주요 의혹 대부분이 사실무근으로 결론난 상황에서 탄핵 정국과 총선 등이 맞물려 수사를 계속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 아쉬운 특검 성적표

지난 1월 6일 출범한 특검팀은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에 대한 압수수색 등 수백 건의 압수수색을 실시했으나 최도술(구속)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대선 이후 1억여원을 추가로 받은 사실만 밝혀냈다. 특검팀은 21일 최씨가 부산지역 기업체로부터 수천만원을 추가로 받은 단서를 포착했다고 밝혔지만 대세(大勢)에는 영향을 주지 못하는 수준이다.

그러고는 최씨의 300억원 수수설과 썬앤문의 노 캠프 95억원 제공설, 청주 K나이트클럽 소유주 이원호씨의 50억원 노 캠프 제공설 등은 지난 2월 ‘근거 없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양길승씨 사건을 수사한 이준범 특검보는 “(양씨 사건은) 상상 임신”이라는 표현을 써 처음부터 실체가 없는 사건이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또 썬앤문 문병욱(구속) 회장이 조성한 40여억원의 비자금 일부가 정치권에 흘러갔다는 의혹과 농협 불법 대출금 115억원 중 일부가 노 대통령 측근에게 유입됐다는 의혹 등도 사실과 다르다는 판정을 내렸다. 특히 썬앤문의 감세 청탁 사건과 관련, 국세청 감세보고서에 쓰인 ‘노’자가 노 대통령이 아니라는 거짓말 탐지기 결과를 받아, 노 대통령 개입 의혹도 ‘근거 없음’으로 결론지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 왜 부진했나

특검팀 관계자는 “특검법에는 ‘이원호씨가 50억원을 현금으로 노 캠프에 제공했다’고 적혀 있지만 계좌 추적 며칠 만에 50억원이 현금이 아니라 대부분 수표로 인출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기본적인 사실도 확인하지 않고 만든 특검법인데 무슨 성과를 기대하냐”고 토로했다. 정치적으로 특검이 시작돼 수사결과가 부실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썬앤문 사건을 맡았던 이우승 특검보가 중도 사퇴하면서 특검 활동은 위축됐다. 조직을 재정비하는 데만도 상당한 시간이 흘러갔다.

또 특검팀은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한다는 게 이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고 한다. 실제로 대선 이전에 비자금을 조성한 부산지역 일부 기업이 의심스러운 돈을 인출한 단서를 잡았지만, 관련자들이 “정치권에 돈을 준 적이 없으며 개인 횡령으로 처벌하라”고 버티자 수사를 진행하지 못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