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핫이슈 대선자금 전면수사

대검 중수부(부장 안대희·安大熙)는 9일 불법 대선자금을 제공한 기업 가운데 총수가 불법자금을 직접 줬거나 비자금 조성을 주도했을 경우 해당 총수를 형사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총수가 직접 관련되지 않은 기업은 수사협조 여부를 고려해 구조조정본부장급 간부를 형사처벌키로 했다.

검찰은 우선 한나라당 서청원 의원에게 채권 10억원을 직접 준 것으로 드러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을 불구속기소할 방침이다. 안대희 중수부장은 “직접 줬으니까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검찰은 미국으로 도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 회장이 팩스로 자술서를 보낸 한화를 대표적인 수사협조 기업으로 분류해 사법처리 수위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한진은 조양호 회장이 한나라당 김영일(구속) 의원과 서정우(구속) 변호사에게 20억원을 제공토록 지시한 정황이 있어 조 회장의 형사처벌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진은 대한항공 심이택 사장이 열린우리당 정대철 의원에게 6억2000만원을 준 혐의가 드러나기도 했다.

롯데의 경우 수사는 일단 종결됐지만, 한나라당 신경식(구속) 의원에게 10억원을 불법 전달하고 여택수(구속) 전 청와대 제1부속실 행정관에게 3억원을 준 신동인 롯데쇼핑 사장의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중견건설 업체인 ㈜부영의 이중근 회장에 대해서는 구속영장 청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회계부정을 통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 불법 대선자금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현대차 정몽구 회장과 삼성 이건희 회장은 4·15 총선 이후 수사가 종결되고 나서 형사처벌 여부가 최종 결론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의 경우 관련자들로부터 불법자금 제공 사실을 사후보고 했다는 진술이 나왔으나, 이 회장 쪽은 그런 보고조차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사후보고를 받은 정도로는 사법처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한나라당 최돈웅 의원에게 1억원을 준 혐의가 이날 처음 공개된 효성을 포함해 LG·SK·금호·서해종건·대우건설·태광실업·동부의 경우 다른 기업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사법처리 대상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