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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형 싼타페(2리터 디젤)가 1800만~2400만원대였던 것에 비해 신형(2.2리터 디젤)은 2200만~3300만원대다. 싼타페보다 윗급으로 여겨졌던 기아 쏘렌토(2.5리터 디젤·2000만~3100만원대)보다도 비싸다. 현대가 제정신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그러나 내수점유율 70%에 달하는 현대·기아의 독점적 지위를 생각해 볼 때, 가격인상은 피할 길이 없어보인다. 2500만원 전후의 가격으로 수입SUV는 어림도 없고, 다른 국내 경쟁차의 상품성도 별로 탐탁지 않다. 대안이 없다는 얘기다. 가격인상 요인을 원가절감·기술개발로 최소화시키지 않고 그대로 반영했다는 게 불만스럽지만, 아직까지는 가격을 높여 얻는 수익이 가격인상으로 고객이 이탈해 발생하는 손실보다 훨씬 많다는 게 현대의 판단인 것이다.
디자인·완성도
인피니티 FX나 일본에서 갓 출시된 도요타 신형 RAV4와 비슷한 구석이 있지만, 쏘나타·그랜저와 패밀리룩을 이루면서도 최신경향을 잘 반영한 완성도 높은 디자인이다. 내부도 많이 고급스러워졌는데, 약간 산만한 느낌을 주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 렉서스·폭스바겐 SUV의 품질감에는 아직 못미치지만, 도요타·혼다의 보급형 SUV와 견주었을 때 오히려 더 나은 부분도 눈에 띈다.
주행·동력성능
엔진회전수 4000rpm에서 최고출력 153마력, 2000rpm에서 최대토크 35㎏·m을 낸다. 출발·추월가속은 무난한 수준. 시속 160~170㎞까지는 꾸준히 가속되나 그 이상은 좀 힘겹다. 공회전 상태의 ‘달달달달’ 거리는 소리는 어쩔 수 없지만 투싼이나 구형 싼타페보다 약간 조용하고, 쌍용 카이런이나 푸조 407 디젤의 소음 수준과 비슷하다. 구형보다 앞뒤 차축간 거리가 길어지고 차폭도 넓어져 주행감은 좀더 여유롭다. 공인연비(자동)는 리터당 12.3㎞로 1.8톤이 넘는 무게를 생각할 때 꽤 좋은 편이다.
편의·안전장비
최고급형의 경우 수입차에서나 보던 HID(고광도)램프가 들어가 야간 전방시야가 좋다. 앞 열선시트는 2단계로 온도조작이 가능하고, 운전석의 경우 10개 방향으로 움직이는 전동시트(동승자석은 4개 방향)를 갖췄다. 리어뷰 미러에 포함된 디지털 나침반, 뒷좌석 전체를 볼 수 있는 볼록거울, 좌우 독립식 에어컨, 페달·운전대 전동조절장치 등 편의장비가 웬만한 수입SUV에도 뒤지지 않는다. 네 바퀴에 회전감지센서가 달려있어 바퀴가 헛돌 때 동력전달을 줄이고 제동을 걸어 휠스핀을 막아주는 전자식자세제어장치(VDC)와 사이드·커튼에어백 등 안전장비도 충분하다.
경쟁모델·수입 SUV와의 비교
구형보다 길이·너비·높이 모두 늘어난 신형 싼타페(4675×1890×1725㎜)는 쌍용 카이런이나 기아 소렌토보다도 약간 더 크다. 카이런·쏘렌토가 가격 면에서 조금 유리해 보이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상품성을 따질 때 신형 싼타페가 우위에 있다. 마무리가 조금만 더 세련됐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혼다 CR-V(2990만~3390만원), 포드 이스케이프(3690만원), 랜드로버 프리랜더(5230만원), 지프 체로키 디젤(4490만원) 정도의 수입 SUV 상품성은 이미 넘어섰다고 봐도 될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