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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전의 마지막 최대 이벤트였던 대선후보 TV토론이 13일 3차토론을 끝으로 종료됐다. 3차 TV토론도 민주당 존 케리 후보가 조지 W 부시 대통령보다 더 잘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날 발표된 전국 지지율은 여전히 오차범위 내의 혼전양상을 보이고 있다. 15일로 18일이 남은 미국 대선은 역량을 총동원한 두 후보 간의 전면전, 문자 그대로 ‘올인 레이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0일부터 3차례에 걸쳐 열린 대선후보 TV토론의 승자는 단연 민주당의 케리 후보였다. 그는 분명하고도 직설적인 어법으로 부시 대통령의 약점을 파고들면서 자신의 새로운 면모를 유권자들에게 각인시키는 데 성공함으로써 10% 내외의 지지도 열세를 보름 만에 만회했다.

1차토론의 대주제였던 이라크전부터 3차 토론의 민생문제까지 사안마다 케리 후보가 구체적 통계수치를 제시하면서 부시 대통령의 정책적 허점들을 파고드는 공세적 자세를 보인 데 반해 부시 대통령은 1차 토론에서 대패한 이래 수세적 입장을 벗어나지 못했다. 부시 대통령은 케리의 왔다갔다하는 태도, 이라크전을 ‘골칫거리’라고 표현한 말실수, 민주당 집권시의 세금인상 등을 주로 거론했으나, 대통령 직무수행도가 40%대로 떨어진 데도 불구하고 왜 자신이 재선돼야 하는지의 당위성을 유권자들에게 설득력있게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다.

문제는 원점으로 돌아온 두 후보의 지지율이 앞으로 남은 18일간의 선거기간 어떤 요인에 의해 변화될 것이냐이다. 이제는 선거일까지 TV토론만큼 결정적인 계기가 없다. 두 후보는 앞으로 고정지지층을 강화하고 6% 안팎의 부동표를 잡기 위해 주요 접전지역을 중심으로 한 유세전에 총력을 쏟을 계획이다.

외곽에서는 싱클레어 방송그룹의 케리 후보 비난뉴스 방송, 최근 잇따르고 있는 언론들의 후보지지 선언, 두 후보측의 대대적인 네거티브 광고전이 가세하면서 유권자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상황의 급전(急轉), 오사마 빈 라덴의 체포, 유가 앙등, 북한의 핵실험 등 선거판을 결정적으로 흔들 잠재요소도 남아 있다.

한편 펜실베이니아 주법원은 13일 무소속 후보인 랠프 네이더 지지 서명들이 상당수 엉터리로 이뤄졌다는 점을 들어 그의 펜실베이니아주 출마를 불허했다. 네이더는 펜실베이니아 외에 오하이오와 오리건, 미주리 주에서도 지지 서명 부족으로 출마하지 못했다. 이 같은 일부 주에서 네이더의 출마 불허 사태는 민주당 케리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