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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존 케리 상원 의원은 8일 상대방을 국가 안보에 부적합한 지도자라고 깎아내리며 난타전을 벌였다.

텍사스주를 방문한 부시 대통령은 케리 의원이 “위험할 정도로 우유부단한 인물”이라고 비난하면서 “미국의 정보 능력을 약화시키는 대단히 무책임한 법안을 제출한 전력이 있다”고 공격했다.

▲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8일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가축쇼에서 길머 출신 토비 마틴 소년이 데려온 브라만 암소를 살펴보고 있다. / 로이터뉴시스

부시 대통령은 케리 의원이 지난 1995년 정보예산을 삭감하자는 법안을 만들었다며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미국의 정보 능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표결에 부쳐지지 않은 이 법안에 대해 부시는 “너무 무책임한 법안이라 상원에서 한 명의 공동 발의자도 얻지 못했다”고 비꼬았다.

플로리다주에서 유세 중인 케리 의원은 “성급하고 잘못된 결정 역시 나쁘기는 매한가지”라면서 “미국인들의 목숨을 앗아간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전 결정은 잘못된 것”이라고 받아쳤다.

▲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존 케리 상원의원이 8일 플로리다주 탬파의 야외 광장에서 유세하기 전 무대 뒤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 로이터뉴시스

케리 의원은 또 외국 지도자들 중에 자신이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부시 선거본부의 테리 홀트 대변인은 “케리 의원의 외국 친구들은 그가 미국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는지 몰라도 선거는 미국인들의 손에 달려 있다”고 꼬집었다.

부시 선거팀이 케리 의원을 진보적인 엘리트주의자이자 기회주의자이며 우유부단한 인물로 그린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에 대해 케리 의원은 “저들은 나와 아내의 성격을 중상하기 위해 모든 일을 할 것”이라며 이에 맞서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포스트는 9일 부시 대통령이 당초 계획과 달리 초기부터 케리 의원에 대한 공격을 강화한 것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부시 대통령이 밀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올가을을 위해 아껴둔 강력한 공격용 발언 중 일부를 미리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편 8일 발표된 2개의 여론조사 결과 케리 의원이 부시 대통령을 오차범위 이상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 포스트·ABC방송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등록된 유권자를 상대로 한 가상 대결에서 부시 대 케리 지지율은 44%대48%로 부시가 4%포인트 뒤졌다. CNN·USA투데이·갤럽 공동 여론조사는 투표 의향이 있는 유권자들 사이에서 부시가 44%, 케리가 52%의 지지를 획득, 케리가 부시를 8%포인트 앞섰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랄프 네이더 후보와의 3자 대결에서는 케리 50%, 부시 44%, 네이더 2%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