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정보] 더민주, 정청래 재심 신청 기각, 윤후덕 신청은 수용 ]

더불어민주당은 14일 친노(親盧) 핵심 중진인 이해찬 의원과 이미경 의원 등 현역 3명을 추가로 컷오프(공천 탈락)시켰다. 이 의원은 노무현 정부에서 총리를 지내고 문재인 전 대표를 대선 후보로 만든 공신이다. 그런 친노의 상징적 인물이 공천에서 탈락한 것이다. 이날로 사실상 마무리된 더민주 공천에서 모두 21명의 현역 의원이 탈락했다. 문 전 대표처럼 스스로 불출마 선언을 한 인사까지 합치면 현역 25명이 교체됐다.

김종인 대표는 더민주의 운동권 체질을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더민주엔 친노·운동권으로 분류되는 의원이 50여 명 정도였다. 이들이 당을 쥐고 흔들었다. 지금까지 이들 중 대략 3분의 1가량이 컷오프되거나 불출마하게 됐다. 이해찬 의원을 비롯한 친노 인사들과 문희상·유인태·전병헌 의원 등 중진, 정청래 의원 등 막말·갑질 인사, 이 외 운동권 출신 등이었다.

이 정도면 김 대표가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관건은 이것으로 더민주가 낡은 운동권 체질에서 환골탈태해 합리적 정책 정당으로 바뀔 것이냐다. 이번 공천에서도 운동권 486, 친노 성향 강경파 상당수가 살아남았다. 막말·갑질 논란을 빚었던 다른 의원들도 경선을 통해 다시 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자신들이 본색을 드러낼 경우 선거에서 표를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선거만 넘기고 보자는 생각을 숨기고 있을 것이다. 더민주가 운동권당이었던 것은 밖에서 민노총, 전교조, 민변과 같은 세력들이 당을 에워싸고 꼼짝달싹 못 하게 해온 탓도 있다. 이들 외곽 세력의 생각과 체질이 바뀌고 있다는 조짐은 어디에도 없다.

운동권 출신도 얼마든지 현실 정치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 운동권 출신 인사 일부는 합리적 태도로 현실적 대안을 모색하려는 노력을 해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상당수 운동권은 이미 과거의 유물이 된 지 오래인 '민주 대 반(反)민주' 구도 속에 빠져 살면서 무조건 반대와 저항으로 우리 사회가 가야 할 길을 가로막고 있다. 이들이 이번 19대 국회를 역대 최악으로 만든 주범이기도 하다.

더민주가 이번 공천으로 자신들에 대한 불신의 시선이 거두어질 것으로 믿는다면 오산이다. 운동권 시각에서 벗어난 새로운 비전과 노선을 총선 공약으로 선명하게 제시하고 민노총 등과의 관계도 재정립해야 한다. 국민이 총선 후 더민주에서 더는 악쓰는 쇳소리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믿을 수 있느냐가 더민주의 총선 결과를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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