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은 23일 아침 공천관리위원장으로 내정된 전윤철 전 감사원장이 그만두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가 바로 직후 최종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니라고 정정했다. 발표한 사람은 대변인이었고 정정한 사람은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였다. 이날 밤이 되어서야 전 위원장으로 최종 결정되었다고 발표됐다.
국민의당에선 이런 일이 하루가 멀다 하고 일어난다. 의원들이나 당직자들조차 "이렇게 체계가 없어서야…" 같은 말을 한다고 한다. 내부 싸움 때문에 아직 공천룰도 정하지 못했다. 330여명이 응모했다는 공천 신청자 명단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자리다툼에서 나오는 잡음도 이게 새 정치를 하겠다는 정당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많다. 이미 각 계파 몫 대변인이나 부대변인이 따로 있다. 점점 몇 사람의 이익 연합체로 전락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정책이나 노선도 갈팡질팡이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 지지율은 10% 안팎으로 떨어졌다. 70여일 전 안철수 의원이 '허허벌판에서 다시 시작하겠다'며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직후에 비해 절반 이하다. 이대로 가다가는 4월 총선에서 존재감 자체가 희미해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와도 무리가 아니다.
이렇게 된 것은 초심(初心)을 잊고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기성 정치구조 속으로 너무 쉽게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은 처음에 적대적 공생(共生) 관계에 안주해 있는 여야 1대1 구도를 깨고 '제3지대 정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특정 지역에 집착해 스스로 내세웠던 명분과 정반대의 길을 갔다. 사람도 표만 된다고 판단되면 묻지 마 식으로 받아들였다. 이것이 국회의원 숫자는 좀 더 늘렸는지 몰라도 유권자들의 마음으로부터는 멀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국민의당의 진짜 문제는 이런 퇴조(退潮) 흐름을 어떻게 끊고 반전의 계기를 만들지에 관해 고민하는 사람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나라 정치에서 제3의 정당은 필요하다. 하지만 3당이 뿌리를 내릴 토양이 척박한 것도 사실이다. 국민이 국민의당에 바라는 것은 특정 지역에서만 성과를 내는 정당이 아니다. 그런 정당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단기간에 사그라들었다. 이걸 잊어서는 이 당의 미래가 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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