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의 입국 보안 시스템이 취업 목적으로 입국한 중국 민간인 2명에게 14분 만에 뚫리는 어이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0일 밤 인천공항에 도착한 30대 중국인 부부가 여객 터미널 3층 면세 구역에서 출국장 출입구, 출국 심사대, 보안 검색대 등 4단계 보안 시스템을 차례로 뚫고 밀입국한 것이다. 그냥 걸어 나왔다고 해야 할 정도로 보안이 허술했다.

인천공항은 하루 17만여명, 연간 약 4900만명이 드나드는 나라의 관문이다. 최고의 보안 시스템이 작동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곳을 민간인들이 맨손으로 쉽게 밀입국할 수 있다면 훈련받은 테러리스트나 범죄자들은 마음만 먹으면 집단으로도 뚫고 들어올 수 있을 것이다. IS(이슬람국가)의 테러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나라의 최일선 관문이 너무 허술하게 뚫린 것에 불안감을 느끼지 않을 국민은 없을 것이다.

인천공항에선 지난 3일 항공기 160여편의 운항을 지연시킨 수하물 대란이 발생했다. 이번에 보안 관문까지 뚫린 것을 보면 인천공항 직원들의 기강이 얼마나 풀어졌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박완수 사장이 총선 출마를 위해 지난 연말 사퇴하는 등 그동안 경영진 교체가 잦았다. 이런 경영 공백이 공항 운영과 임직원들 근무 자세에 악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부랴부랴 보안검색대에 적외선 감지 센서 설치 등을 재발 방지 대책으로 내놓았으나 그렇게 대충 넘어갈 일이 아니다. 국가 안보 차원에서 인천공항 모든 분야의 보안 상태를 꼼꼼히 재점검하고 다른 공항이나 항만들에 대해서도 보안 점검을 실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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