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6000명 명예퇴직을 추진 중인 것과 동시에 '괜찮은 일자리'를 제공해 왔던 금융권이 인력 구조조정의 고삐를 죄고 있다. 삼성증권은 11일 임원 30명 중 6명을 줄이고 직원 300~500명을 감원하기 위해 3년차 이상 직원을 상대로 희망퇴직을 받겠다고 밝혔다. 합병이 결정된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에서도 1000명 감원설(說)이 돌고 있다. 62개 증권사가 작년 한 해 3800여명을 감원한 데 이어 올 들어 감원 바람은 은행·보험업계로 번지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190개 지점 중 30%를 통합하고 500~600명의 인력 감축을 추진 중이다. SC은행도 올 초 200여명을 줄였다. 보험업계 1·2위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도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금융권이 인원 감축에 돌입한 이유는 수익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주식 거래가 크게 줄면서 2013년 1098억원 적자를 봤고, 은행권은 저금리의 영향으로 작년 3조8800억원의 순익을 기록해 2012년(8조6800억원)의 반 토막이 됐다. 56개 보험사의 순익도 전년(前年)보다 14% 줄어들었다. 일본에선 1990년대 주식·부동산 거품 붕괴로 인해 수익이 줄자 전체 증권사 가운데 절반인 147개가 문을 닫았다. 20위권 내 대형 보험사 7곳이 파산했고 시중 은행도 13개에서 4개로 통폐합됐다. 우리도 지금처럼 저성장·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 금융권 전체가 일본과 같은 대형 구조조정의 태풍에 휘말려 들 수밖에 없다.
올 1분기엔 취업자가 73만명 늘어 2002년 이후 12년 만에 증가 폭이 가장 컸다. 그러나 금융권의 감원이 계속될 경우 고용시장의 훈풍(薰風)은 언제 꺼질지 모른다. 고임금 일자리가 줄면 부동산 시장과 소비에도 악영향을 미쳐 막 살아나는 경기의 불씨를 살리기 어려워질 것이다. 정부는 금융권의 인원 감축이 다른 분야로 번지지 않는지 면밀히 관찰하며 대책을 세워야 한다. 무엇보다 금융권의 인원 축소를 계기로 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 활동이 위축되면 실물 경기 회복도 점점 멀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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