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核 넘어설 새로운 국가안보 전략 절실

조선일보
입력 2013.02.25 03:07

미국 오바마 대통령과 일본 아베 총리는 23일 워싱턴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대해 유엔 대북 제재 결의와는 별도로 두 나라가 독자적으로 추가 제재를 추진하기로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도발적 행동에 대응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들을 집중 협의했다"고 했고, 아베 총리도 "북한의 행동을 더 이상 인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일 정상회담 전날인 22일 양국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북의 핵실험은 비난받아 마땅하고 유엔 안보리의 합당한 대응이 불가피하다"면서도 "현 상황을 한반도의 군비(軍備) 경쟁이나 외부 군사 개입을 위한 명분으로 이용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양국의 입장은 지난 12일 북의 3차 핵실험 직후에 나온 북 핵실험 비판에서 강력한 대북제재보다는 6자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쪽으로 다시 기울었다.

미·일 정상회담과 중·러 외교장관 회담의 상반(相反)된 결과는 한반도 정세가 여전히 두 진영 간의 대결 구도 속에 갇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은 북의 핵실험을 '평화헌법'을 수정할 국내·국제적 정치 동력(動力)으로 이용하려 하고 있고,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일 동맹 강화와 북핵 대처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일 동맹 강화가 가져올 동아시아 세력균형 변화에 더 민감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북핵 대처를 둘러싼 미·일과 중·러 간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 설령 중국 주장대로 북핵 문제를 논의할 6자회담이 다시 가동된다 해도 과거처럼 북한에 핵무기를 확충할 시간만 벌어주는 꼴이 될 것이 뻔하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북으로부터 '최종파괴' 협박까지 당하고 있는 우리 입장에선 대한민국을 군사적·정치적으로 위협하는 북한을 상대하기 위해 국제 공조(共助)와는 다른 차원의 군사적·정치적 대처 방안을 독자적으로 모색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북의 핵 위협으로부터 국가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자위(自衛) 수단을 확보하는 것은 헌법이 명령한 대통령의 지상(至上) 과제다. 대통령이 국가와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엄중한 과제를 실천하려면 미·일·중·러에 대해 우리의 절박한 필요를 충족시켜주지 못할 경우 우리 스스로 해결책을 찾을 수밖에 없음을 확실히 전달해야 한다. 무엇보다 새 대통령은 중국을 움직일 수 있는 지렛대를 찾아내는 일이 북핵 문제의 실마리를 찾는 핵심적인 길임을 명심하고 중국과 국가적 대화의 질(質)을 확실히 심화(深化)해야 할 것이다. 중국과 대화의 깊이를 다면화·다양화하는 것은 한·미 동맹을 또 다른 차원으로 발전시키는 데도 중요하다. 박근혜 정부는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중국과 대화 수준을 격상시키는 두 과제가 동전의 양면 같은 관계에 있다는 인식 속에서 북핵을 넘어설 새로운 국가전략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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