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5일 "미국은 다음 주 G20 정상회의 이전에 한·미 FTA 추가 협상을 마무리하자는 의지를 갖고 있고, 우리도 가급적 그때까지 (합의)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깁스 백악관 대변인도 4일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訪韓) 중 한·미 FTA 관련 새 합의가 발표될 수 있을지 여부는 미국 자동차 업계와 근로자(이익)에 반하는 것이라고 여겨져온 기존 FTA 조항에서 얼마나 진전을 이뤄내는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지금의 한·미 FTA는 2007년 4월에 합의된 내용이다. 그로부터 3년 7개월 넘게 한·미 FTA는 사실상 사장(死藏)됐었고, 여기에는 미국측 책임이 크다. 한·미 FTA에 합의했던 부시 행정부나 현 오바마 정부 모두 의회와 자동차·쇠고기 업계의 눈치를 보느라 비준 절차를 시작도 하지 않았다.
미국 내 사정을 보면 한·미 FTA가 지금의 협정안대로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오바마는 물론이고 새로 미국 하원의 다수당이 된 공화당까지 "자동차·쇠고기 문제에서 재협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은 기존 한·미 FTA에서 한 자(字)도 고칠 수 없다고 버티거나, 아니면 일부 내용을 손질하든가 전면 재협상을 하는 세 가지 중 하나다. 정부는 FTA 일부를 손질하는 '추가 협상'을 택했다. 이 정부는 취임 첫해인 2008년 4월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일정에 맞추느라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을 서둘렀다가 정권이 흔들리는 위기를 겪었었다.
이번 한·미 FTA 추가 협상에서 2008년 쇠고기 협상과 같은 잘못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 FTA 추가 협상이 빠른 시일 안에 타결되도록 노력하되 '졸속 협상'이나 '일방적 양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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