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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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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 사건' 12건 배상액 1810억원

  • 손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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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한국 기자
  • 입력 : 2009.10.26 03:28

    소멸시효·배상액 산정… 명확한 기준 없어
    사안 따라 크게 차이… 대법원 판례 세워야

    과거 군사정권 시절 등에 이뤄진 정치·사상범 등에 대한 국가의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를 배상하라는 이른바 '과거사 국가배상 소송'을 통해 국가가 피해자들에게 물어줘야 할 액수가 2003년 이후 현재까지 18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과거사 관련 국가배상 판결은 지난 2003년 8월 44억원을 물어주라는 판결이 난 수지김 사건을 시작으로 이달 초 아람회 사건까지 총 12건이었으며, 국가배상액 합계는 모두 1810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1975년 북한의 지령으로 인민혁명당을 결성해서 유신체제를 전복하려 한 혐의로 8명이 사형당했으나, 2007년 재심(再審)을 통해 무죄가 선고된 인혁당 사건은 2007년 8월과 올해 6월, 7월 등 3차례에 걸친 소송에서 유족 등 123명에게 모두 1397억여원(이자 포함)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선고됐다. 또 1983년 6명이 신군부를 비판한 혐의로 최고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아람회 사건도 이달 초 184억원 배상 판결이 이뤄졌다.

    지금까지 국가배상 판결을 받아낸 피해자와 그 가족은 209명으로, 1인당 평균 배상액이 8억6600만원에 달한다. 12건 가운데 수지김 사건 등 4건이 노무현 정부 때, 나머지 8건은 현 정부 들어서 법원이 배상 판결을 내렸다.

    이처럼 과거사 관련 국가배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배상청구권 소멸(消滅)시효 적용과 배상액 산정 등을 놓고 혼선도 빚어지고 있다.

    
	'과거사 사건' 12건 배상액 1810억원
    '소멸시효' 적용 사안마다 달라

    법원은 배상 판결을 내린 12건에서 모두 국가배상법이 정한 소멸시효(불법행위가 있었던 날로부터 5년)를 적용하지 않았다. "국가가 사건을 은폐하고, 피해자들의 구제기회를 박탈했기 때문에 소멸시효를 주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원은 1950년 6·25전쟁 와중에 발생한 대표적 좌익(左翼) 사건 가운데 하나인 울산보도연맹 사건에서는 1심에서 피해자들에게 200억원 배상 판결을 내렸다가, 2심에선 "소멸시효가 지나서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1949년 공비(共匪)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주민 86명이 국군에게 총살당했던 문경학살사건 유족들 역시 최근 고법에서 '소멸시효 경과' 판결을 받았다.

    배상액 산정 기준도 모호

    배상액 산정도 뒷말을 낳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른바 '북파공작원' 사건과 비교가 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4부는 1967년 북파돼 숨진 이모씨 유족 5명에게 4억4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같은 법원 민사36부도 1968년 실미도에서 훈련받다가 구타당해 사망한 사람의 가족에게 1억8600만원을 배상하라고 했다.

    물론 과거사 사건 12건 중에서도 배상액 1인당 평균 3억원대인 것도 있고, 이는 법원이 국가불법행위의 정도나 그 이후 유족들이 겪은 고통을 감안해 정한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재판부별 편차가 너무 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대법 판례 나와야"…항소하는 검찰

    과거사 사건에 대한 국가배상이 이처럼 논란이 되는 것은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정치권 책임도 있다.

    노무현 정부 당시 정치권은 이른바 '과거사법'을 제정하면서 그에 필연적으로 뒤따를 배상 문제에 대해서는 '사안별로 적절히 대응하면 된다'는 식으로 넘어갔다.

    실제로 2003년 수지김 사건 배상 판결은 국가가 상소(上訴·항소나 상고)를 포기하면서 대법원에 가지 않았고, 2006년 최종길 교수 배상 판결 역시 마찬가지였다.

    두 사건 모두 당시 법무부가 상소를 포기하면서, 하급심 판결의 기준이 되는 대법원 판례를 세울 기회도 없었다.

    검찰은 이에 따라 최근 들어 과거사 국가배상 판결에 대해서는 상소를 통해 대법원 판례를 통한 기준을 만드는 쪽으로 대응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6월과 7월 인혁당 사건에 대한 2·3차 배상 판결에 대해 이미 항소했으며, 아람회 사건에 대해서도 조만간 항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현 상황에선 대법원 판례를 통해서라도 소멸시효나 배상액 산정에 대한 기준을 세우는 것이 혼선을 막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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