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게이트를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검사장 이인규)는 국세청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박연차 회장측에게서 2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추부길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복수(複數)의 여권 관계자들에게 '박연차 구명' 로비를 시도한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인 것으로 6일 알려졌다.

검찰은 추 전 비서관의 통화내역 추적을 통해, 추 전 비서관이 지난해 9월 1일 박 회장 측근인 정승영씨로부터 '구명 로비 청탁'을 받은 이후 여권 인사 여러 명과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 중 현직 여당 의원인 한 인사는 5일 언론에 "추씨를 만났더니, '서로 대통령 패밀리는 건드리지 않는 것으로 하자. 박연차도 우리 패밀리'라는 노건평씨의 말을 전하더라"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이에 따라 추 전 비서관이 다른 여권 인사들도 직접 만났는지, 박 회장이 이들 여권인사에게도 금품을 줬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이날 박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원가량을 받은 혐의로 박관용 전 국회의장을 소환 조사했다. 박 전 의장은 "2006년 박 회장에게서 연구소 후원금 명목으로 돈을 받은 일은 있지만, 정치와는 상관없는 후원금"이라고 해명해왔다.

검찰은 또 김원기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을 지낸 김덕배 전 열린우리당 의원이 2004~2005년 박 회장에게서 수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이 돈이 김 전 의장에게 건네졌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김덕배 전 의원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대전지검은 이날 회사자금 200여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을 소환 조사했으며, 조만간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