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중수부는 라응찬(71)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수십억 원대의 돈거래를 한 사실을 포착하고, 이 돈이 건네진 경위와 명목을 확인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라 회장은 지난 1999년 무렵 박 회장에게 30억원을 송금했으며, 박 회장이 이 돈을 최근까지도 인출하지 않아 현재 50억원가량으로 불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두 사람 간의 돈거래 사실은 지난해 국세청의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 과정에서 발견돼 청와대에도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대검 중수부는 이 돈이 신한금융지주 계열사인 신한은행과 신한캐피탈이 박 회장이 2006년 5월 농협 자회사인 휴켐스를 인수할 당시 박 회장측 컨소시엄에 참여한 것과 관련성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했으나, "범죄 혐의로 인정할 만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30일 기자브리핑에서 "박 회장 계좌에 보관된 돈은 라 회장 개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사의 본류는 아니지만 차명계좌인지 여부에 대해선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 라 회장의 소환 조사 여부에 대해선 "현재로선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그쪽(라 회장측)에서 앞으로 어떻게 해명할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신한지주측은 "라 회장 개인이 박 회장에게 50억원을 전달했으나, 이 자금은 전혀 불법적인 용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