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64)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는 박 회장측이 민주당 이광재 의원에게 미화(美貨) 수만달러를 제공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이 의원을 조만간 소환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박 회장측에서 이 의원에게 수만달러를 제공했다는 진술이 나온 이상, 이 돈이 전달된 경위와 돈의 성격을 가리기 위해 소환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대가를 바라고 준 것이 아니라 호의로 준 것일 뿐"이라며 대가성은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의원의 비서를 지낸 박 회장의 셋째딸(31)을 2차례 소환해 이 의원에게 돈이 전달된 경위 등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의 셋째딸은 이 의원이 노무현 정권 초기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낼 당시 8급 직원으로 특채돼 1년 6개월가량 근무했으며, 이 의원이 2004년 국회의원에 당선되자 다시 이 의원의 6급 비서로 채용됐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3일 이 의원에 대해 신성해운측으로부터 부인을 통해 선거 자금 명목으로 1000만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했으며, 이 형이 확정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한다.
이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며 "박 회장의 딸이 내 사무실에서 근무한 적이 있어 온갖 추측들이 난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 중인 박 회장의 아들(26)이 공익근무 판정을 받게 된 병역자료를 확보해 신체적 흠결이 없음에도 공익근무 판정을 받게 된 경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입력 2009.03.06. 03:09업데이트 2009.03.06. 09:40
100자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