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호화 요트를 공격한 소말리아 해적 6명이 재판을 받기 위해 파리에 도착했다고 프랑스 경찰이 16일 밝혔다. 이들은 프랑스 군용기 편으로 파리에 도착했다. 프랑스군은 지난주 소말리아에서 육상 및 공중 추적을 통해 이들 해적들을 체포했다. 뉴시스 4월 16일자 보도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됐던 프랑스 호화 요트의 승무원들이 일주일 만인 지난 12일 GIGN(프랑스 특수부대)에 의해 구출됐다. 구출된 승무원들이 프랑스 구축함 '잔다르크'호에 오르고 있다.

지난 4일 소말리아 해역 아덴 만에서 프랑스 국기를 단 호화 요트 '르 포낭(Le Ponant)'이 해적들에게 납치됐다는 긴박한 뉴스가 터져 나왔다. 이 납치 사건은 박진감 넘치는 한 편의 영화처럼 일주일 만에 끝났다.

납치된 30명의 선원이 전원 무사히 풀려난 것은 물론, 프랑스군이 곧바로 '해적 체포 작전'을 개시해 소말리아 해적 일당 가운데 6명을 붙잡아 프랑스로 데려왔다.

소말리아는 해안선이 3700㎞에 달한다. 전 세계 바다에서 가장 해적들이 들끓는 곳 중의 하나다. 지난해에만 24척의 배가 납치됐다. 지난해 5월에는 마부노호가 납치되면서 한국인 선원들이 174일 동안 억류돼 있다가 풀려나기도 했다.

매번 납치와 협박으로 몸값을 받아 챙기던 해적들은 이번에 프랑스에 걸려 혼쭐났다.

프랑스는 사건 발생 바로 그날부터 니콜라 사르코지(Sarkozy) 대통령의 진두지휘 아래 긴박한 '대(對)해적 작전'에 돌입했다. '르 포낭'의 선주는 해적들과 협상을 했고, 200만 달러(약 20억원)의 몸값을 지불했다. 돈 가방이 해적들에게 넘어갔고, 승무원 30명이 풀려났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프랑스 특수부대가 해적들의 차량을 헬기로 추적해서 공격했다. 해적 6명을 체포하고 몸값 일부도 되찾았다. 프랑스 정부는 해적 사망설에 대해서는 부인했지만, AFP는 해적 3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해적에 대한 통제 능력이 없는 소말리아 정부는 프랑스의 강경 대응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전을 펼친 특수부대는 GIGN(Groupe d'Intervention de la Gendarmerie Nationale· 국가헌병대개입팀)이다. 지난 1973년 비행기 및 선박 납치 등이 발생했을 때 인질을 구출하는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창설한 대테러 부대다. 1972년 발생한 뮌헨 올림픽 테러 사건이 계기가 됐다.

12명으로 구성된 4개의 타격대가 있으며, 그 중 1개 타격대는 언제든지 출동할 수 있도록 24시간 대기하고 있다. 주임무는 인질 구출 작전. 하지만 주요 인사 경호, 주요 시설 방어 등의 임무도 맡는다. 대원 선발은 헌병대 5년 이상 근무자 가운데 지원을 받는다. 각종 체력 테스트를 거치는데, 사나운 군견이나 무술 유단자와의 연속 대결도 있다.

1976년 지부티에서 발생한 스쿨버스 인질 구출 작전, 1979년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진압 작전, 1983년 파리 오를리 공항 납치범 제압 작전, 1994년 에어 프랑스 항공기 납치 사건 구출 작전 등으로 명성을 떨쳤다. 그동안 1400여 회의 작전을 펼쳤고, 400여 명의 인질을 구해냈다.

GIGN은 사건 발생 직후 소말리아 인근 지부티로 급파됐다. 협상 시작부터 GIGN의 전문가가 개입했다. GIGN에는 납치범의 목소리를 분석해 성향을 파악하는 전문팀도 있다. GIGN은 납치 사건 직후 인질들이 잡혀있는 사진을 공개함으로써 해적들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사실을 과시했다.

해적에 대한 충분한 정보와 탁월한 임무 수행 능력을 갖춘 특수부대, 그리고 테러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프랑스 대통령의 의지가 만들어낸 대테러작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