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서 아무리 내도 막혔던 일자리, 일본 가니 뚫렸다

지난 21일 오후 서울 YBM어학원 종로센터 402호 강의실. 빽빽이 앉은 취업 준비생 50여명이 전문 강사의 강의 내용을 꼼꼼히 받아 적고 있었다. 이날 강의 주제는 '일본 성공 취업 비법'. 수강생들은…

    입력 : 2017.08.23 03:11 | 수정 : 2017.08.23 13:43

    [오늘의 세상]
    바다 건너 취준생 딱지 떼는 청년들… 일본은 고급인력 구인난에 환영

    - 취준생들 "한국보다 문턱 낮더라"
    "스펙 덜 보고 토익 800점이면 돼" 日 취업 강좌마다 수강생 빽빽

    - 투자 늘리는 日기업, 한국인 선호
    일처리 빠르고 궂은일 마다 안해… 한국 취업박람회 참가 기업 급증

    지난 21일 오후 서울 YBM어학원 종로센터 402호 강의실. 빽빽이 앉은 취업 준비생 50여명이 전문 강사의 강의 내용을 꼼꼼히 받아 적고 있었다. 이날 강의 주제는 '일본 성공 취업 비법'. 수강생들은 '한국에는 언제쯤 귀국하고 싶은가' 같은 면접 필수 질문 목록이 스크린에 나오자 일제히 스마트폰을 꺼내 들어 촬영하기도 했다.

    일본 취업 정보 업체 마이나비코리아와 YBM이 취업 설명회를 겸해 마련한 강의에는 수강 희망자들이 몰려들면서 선착순 등록으로 사전 마감됐다. 마이나비코리아의 김보경 부사장은 "취업 준비생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라며 "올해 하반기에는 설명회 횟수를 2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꽉 막힌 취업문, 일본에서 뚫었다


     

    일본 내 한국인 고용 현황 그래프
    일본에서 한국 청년들을 가장 반기는 분야는 IT(정보기술) 업계다. 지난해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마련한 일본 취업 프로그램을 통해 1103명이 일본에 취업했으며 이 중 IT 분야가 거의 절반(48%)에 달했다. 이어 사무(26%), 호텔관광(18%), 기계금속(6%)이 뒤를 이었다. 소프트뱅크그룹, 라쿠텐, 야후재팬 등 인터넷 대기업들을 선두로 일본 IT 기업들의 민간 투자가 급격히 확대되며 양질의 일자리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은 "현재 일본에 취업한 한국인 근로자 4만8121명 중 IT 인력이 1만여명"이라며 "일본 IT 기업들의 한국인 채용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트렌드를 따라 일본 취업을 준비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경북대 컴퓨터공학과를 나온 최기태(24)씨는 1학년 때부터 일본 취업을 준비해 최근 일본의 대표적인 IT 기업 소프트뱅크테크놀로지에 입사했다. 그는 "국내 대기업보다는 일본 기업이 취업하기 쉽고 발전 가능성도 크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대구의 영남이공대 컴퓨터정보과는 아예 학교 차원에서 일본 취업반을 운영 중이다. 서상준 홍보팀장은 "올해는 IT뿐만 아니라 기계공학과 출신들도 일본 취업에 잇따라 성공했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가 전국 대학을 중심으로 운영 중인 해외 취업 프로그램 'K무브 스쿨'에는 총 192개 프로그램이 있으며, 이 중 일본 취업 과정이 51개(27%)로 가장 많다.

    뛰어난 IT 감각, 근성에 높은 점수

    인재를 찾아 한국으로 오는 일본 기업도 늘고 있다. 올 상반기 코트라가 개최한 글로벌 취업 상담회에 참가한 일본 기업 수는 작년 58곳에서 91곳으로 크게 늘어났다. 11월엔 한국산업인력공단 주최로 일본 IT 기업에 특화한 취업 박람회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영진전문대 김기종 교수(컴퓨터정보)는 "일본 IT 회사 사람들을 만나면 '한국 청년들은 적극적이고 책임감이 있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면서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한국인들이 빠른 일 처리가 중요한 IT 기업의 특성과도 잘 맞는다"고 했다.

    궂은일도 마다치 않고 끝까지 해내는 한국 청년들의 근성(根性)과 어학 실력도 장점으로 꼽힌다. 일본 IT 기업들의 해외 사업이 확대되면서 직원들의 영어 실력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지만 일본 청년들은 해외 근무를 기피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 김보경 부사장은 "한국 젊은이들은 영어 실력도 준수한 데다 같은 한자 문화권이란 공통점 때문에 일본어도 곧잘 배우기 때문에 일본 기업에서 좋아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만 "무작정 일본 취업에 나서는 것은 금물"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같은 동양 문화권이지만 언어와 문화가 다르고 한국 기업에 비해 연봉이 높지 않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신영 한국무역협회 사이버연수실장은 "비즈니스 회화 수준 아니면 일상에 필요한 일본어는 할 줄 알아야 취업이 가능하다"며 "전공 지식을 갖춘 상태에서 1년 정도는 어학 등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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