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5.04.26 18:59
이재명 “위기 상황에 더 큰 책임 부여”
김경수 “본선 경쟁력 높이는 경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는 26일 호남권 경선에서 90% 가까운 득표율로 압승한 것에 대해 “위기 상황에 호남인들이 더 큰 기대를 하고 책임을 부여해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호남권 합동연설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호남권 권리당원·대의원 투표 결과에서 득표율 88.69%를 기록했다. 김경수 후보는 3.90%, 김동연 후보는 7.41%를 득표했다. 지난주 충청·영남권과 이날 결과를 합하면 이재명 후보 89.04%, 김경수 후보 4.42%, 김동연 후보 6.54%다.
이 후보는 소위 호남 홀대론에 대해선 “대한민국은 수도권 일극 체제 때문에 지방이 모두 홀대받아왔고, 보수 정권이 잘못된 분할 지배 전략으로 영남과 호남을 차별했다”며 “아직 그 잔재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지방, 그중에서도 호남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 후보는 대법원이 공직선거법 사건을 전원합의체로 회부해 심리 중인 것에 대해선 “내일 교통사고가 날지 모른다는 그런 걱정은 하지 않고 산다”며 “사법부가 잘 판단해서 정상적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김동연 후보는 이날 “특정 후보에게 90% 가까운 표가 몰리는 것은 민주당으로 봐서 건강하지 않다”며 “정권 교체, 그 이상의 교체를 위해서도 경고등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보다 역동성 있고 다양성이 있는 더 큰 민주당이 돼야 한다”고 했다.
김 후보는 또 “이번 경선 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끝까지 싸우고 있다”고도 했다. 민주당은 이번 대선 경선에서 권리당원·대의원 투표(5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50%)를 합산해 순위를 매기는데, 기존 경선 방식보다 권리당원의 비중이 높아 권리당원 지지세가 높은 이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온다.
김 후보는 연설에서 “‘친명’이니 ‘비명’이니 ‘수박’이니 하는 분열과 배제의 언어와 결별하자”고 한 것에 대해선 “대통령 한 명 바뀐다고 나라가 바뀌지 않는다. 정권 교체 이상의 교체가 필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이 배제와 대립의 언어에서 벗어나 더 큰 민주당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김경수 후보는 “지금까지의 민주당 경선은 네거티브나 인신공격으로 인해 본선에 악영향을 주는 경선이었다”며 “이번 경선은 비전과 정책을 중심으로 하는, 본선에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경선으로 치러졌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이번 경선 규칙이 여러 가지로 뒤에서 쫓아가는 후보에겐 불리한 점이 많지만, 정권 교체 이후 4기 민주 정부의 성공을 위해 더 분발하고 열심히 뛰라는 뜻으로 알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27일 경기 고양에서 수도권·강원·제주 경선을 치르고 후보를 확정한다. 이재명 후보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매우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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