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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정보
조선일보 B8면
출처
조선일보
ID
BH2EPLDNCFHZTGUWAYAVALK4RM

킹달러 흔들리나...美, 주가·채권·통화 가치 동시에 떨어지는 트리플 약세

김성모 기자
입력 2025.04.24 17:17

[WEEKLY BIZ] [깨알5Q] 트리플 약세일 땐 자본 유출과 금융 시장 불안정성 커져

미국에선 주가와 채권, 통화 가치가 동시에 떨어지는 트리플 약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2023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는 모습.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붙인 관세 무역 전쟁이 결국 미 경제에 자충수가 될까. 트럼프의 전방위적인 고율 관세 때문에 미국 경제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사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1990년대 일본 경제는 주가·국채·엔화 가치가 모두 하락하는 ‘트리플(triple) 약세’로 최악의 경제 위기를 겪었다. 그런데 이제 미국이 이 불쾌한 조합을 감내해야 할 상황”이라고 전했다.
◇1. 트리플 약세란
주가와 채권, 통화 가치가 동시에 하락하는 현상을 말한다. 미국에서 최근 이런 트리플 약세가 나타났다. 트럼프가 상호 관세율을 공개한 지난 2일부터 23일 사이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달러인덱스)는 4.2% 떨어졌다. 주가(S&P500)는 4.6% 떨어졌고,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5.2% 상승(국채 가격 하락)했다.
◇2. 트리플 약세가 뜻하는 바는
해당국에 투자자들의 신뢰가 떨어졌다는 뜻이다. 통상 주가와 채권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경제 전망이 불확실해지면 투자자들이 위험 자산인 주식 대신 안전 자산인 채권으로 몰리면서, 채권 가격은 상승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트리플 약세는 주로 외국 자본이 급격히 빠져나가면서 주가와 채권 가격이 동시에 떨어질 때 발생한다. 외국인이 주식을 대거 팔아치워 주가가 떨어지고, 채권 시장에서도 매도세가 이어져 채권 가격(금리 상승)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여기에 외국인이 해당국 통화까지 대거 팔아치우니 해당국 통화의 수요가 줄고, 통화 가치도 떨어진다.
◇3. 미국에서 트리플 약세는 자주 일어났나
매우 이례적이다. 경제 불황기에도 안전 자산인 미국 국채와 달러화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었다. 미국에선 1970년대 후반 오일 쇼크(석유 파동) 여파 등으로 트리플 약세가 나타났다. 이후 1987년 10월 주가 대폭락 사태인 ‘블랙 먼데이’, 2008년 금융 위기 등과 같이 미국 금융 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신이 커졌을 때 발생했다.
◇4. 다른 나라에선 언제 일어났나
일본에선 1990년대 초 버블 경제가 붕괴되며 외국인 투자 자금이 해외로 대거 빠져나가 트리플 약세를 경험했다. 브라질은 2010년대 중반 경제 위기를 겪으며 주식·채권·통화가 동반 약세 현상을 보였다. 한국에선 1997년 외환 위기 당시 원화 가치 급락, 국채 금리 상승, 주가 폭락이 동시에 발생했다.
◇5. 트리플 약세가 끼칠 영향은
트리플 약세는 통상 해당국에서 자본 유출과 금융 시장 불안정성을 증가시키고, 경기 침체 가능성을 높인다. 미국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글로벌 기축통화국인 미국에서 트리플 약세가 나타날 경우 미국 내 금융 시장 불안을 넘어 글로벌 금융 시장에 충격파가 커질 것이란 점이다. 달러 가치 하락은 글로벌 환율 불안을 일으키고, 미국 주가 하락은 글로벌 주식시장 연쇄 하락 등과 같은 연쇄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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