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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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이웃 위해 봉사한 60대 여성, 4명에 새 생명 주고 하늘로

염현아 기자(조선비즈)
입력 2025.04.23 17:54
기증자 김정애님./한국장기조직기증원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뇌사 상태에 빠졌던 60대 여성이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김정애(68)씨가 폐와 간, 좌우 신장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린 뒤 지난달 18일 영면했다고 23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 6일 식당에서 식사하던 중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주변 시민의 도움으로 심정지에서 벗어났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김씨의 가족들은 김씨가 마지막에 받은 따뜻한 도움들을 생각하며 장기 기증을 결심했다.
유족 측은 김씨가 뇌출혈로 쓰러져 심정지 상태가 됐을 때 주저 없이 심폐소생술을 하며 도와준 시민들과 신속하게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 치료에 힘써준 의료진에 감사를 전했다.
전남 강진군에서 6남매 중 셋째로 태어난 김씨는 힘든 일 앞에서도 늘 웃음을 잃지 않고, 가족에게 사랑한다는 표현을 아끼지 않았다. 평소 피아노와 노래, 공연 등 음악을 즐겼으며, 남편과 30년 넘게 교회 성가대 활동도 했다. 주말에는 교회에서 어려운 이웃을 돕는 봉사활동에도 참여했다.
김씨의 아들 한국란씨는 “어머니, 눈을 감고 어머니를 생각해 보면 언제나 밝게 웃으시는 모습만 생각나요. 이제 그 모습을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너무 슬프지만, 하늘에서는 더 밝은 모습으로 행복하게 지내시길 바랄게요. 사랑해요”라고 말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내며, 다른 생명을 살리는 기증을 결심해 준 기증자 유가족의 숭고한 생명나눔에 감사드린다”며 “이러한 기적과 같은 일이 우리 사회를 따뜻하고 환하게 밝히는 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