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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22 14:34
영화 ‘야당’이 개봉 첫 주말 6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22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야당’은 지난 18∼20일 60만8000여 명(매출액 점유율 69.9%)이 관람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개봉일인 지난 16일부터 일일 박스오피스 1위를 이어오고 있다.
‘야당’은 일반적으로 정치 용어로 많이 쓰이지만, 마약판에선 수사기관에 마약 범죄 정보를 제공하고 검거된 마약사범에게 감형 흥정을 해주며 이익을 취하는 일종의 브로커를 지칭하는 은어로 쓰인다. 메가폰을 잡은 황병국 감독은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 선 인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흥미를 느끼고 이를 조명한 영화를 제작하게 됐다고 한다.
영화 속 ‘야당’인 이강수 역할을 맡은 배우 강하늘은 한 인터뷰에서 “당연히 정치 이야기를 하는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라는 점에서 첫인상이 아주 강렬했다”며 “마약을 하는 사람과 그를 잡는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 작품은 많았지만, 그 중간을 잇는 사람에 대해서는 떠오르는 캐릭터가 없지 않나. 이강수를 연기할 땐 마냥 믿음을 주는 인물도, 그렇다고 비호감도 아닌 톤을 유지하는 것이 재미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마약판 은어인 ‘야당’은 국내 기사에서 종종 언급되기도 한다. 2020년엔 ‘야당‘을 끼고 법원에 마약 사범의 허위 수사 공적서를 제출한 경찰관이 유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범죄 정보를 가진 브로커가 마약 사범에게 돈을 받고 경찰관에게 제보하자, 경찰관은 이를 마약 사범의 수사 협조 결과인 것처럼 법원에 허위로 알렸다. 범죄 수사에 기여한 제보를 감형 사유로 인정하는 대법원 양형 기준을 악용, 마약 사범은 감형받기 위해 제보가 필요하고 경찰관은 승진에 유리한 수사 실적을 쌓는 데 제보가 필요하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이번 영화는 역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영화 가운데 최고 흥행작인 ‘내부자들’을 제작한 하이브미디어코프가 제작했다. ‘야당’ 역시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았다. 이와 관련, 황 감독은 언론 인터뷰에서 “마약의 심각성과 위험성을 전해주고 싶었는데, 그러다 보니 15세 관람가에 맞게 아름답게 그릴 수 없었다”고 한 바 있다.
마약이라는 소재 자체는 흔하지만, ‘야당’이라는 새로운 인물로 내용을 잘 전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관객이 후기를 통해 “잘 끓인 김치찌개”라고 표현한 점이 많은 공감을 샀다. 이 관객은 “잘 끓인 김치찌개는 언제 먹어도 맛있다”며 “소재도 신선하고 연기 차력쇼 파티라 몰입해서 봤다”고 했다. 반면 “검사, 경찰, 건달 익숙한 한식 백반” 등 ‘야당’이라는 캐릭터를 제외하고는 신선함이 부족했다는 반응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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