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5.04.22 13:28
지렁이의 면역세포 기능 최대 40% 감소
국내 연구진이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된 토양에서는 생물체의 면역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안윤주 건국대 교수와 현영민 연세대 교수 공동 연구진이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지렁이가 감염에 취약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유해물질 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온라인판에 지난 3월 게재됐다.
현재 미세플라스틱의 토양오염을 고려한 환경독성평가 연구들이 늘고 있으나, 토양생물 영양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렁이를 포함한 토양 서식 생물체의 면역독성을 규명한 연구는 거의 없다.
연구진은 국내 서식종인 붉은줄 지렁이를 1㎛(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 크기의 폴리스티렌 미세플라스틱에 노출시켰다. 관찰 결과,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30분 안에 면역세포의 한 종류인 ‘아메보사이트’ 안으로 들어갔다.
지렁이가 미세플라스틱에 24시간 노출된 경우, 면역세포가 사멸하는 현상은 관찰되지 않았다. 하지만 대장균을 먹어 없애는 면역세포의 식균 능력은 미세플라스틱 농도 1㎎/L 수준에서부터 눈에 띄게 떨어졌다. 대장균은 토양에서 흔히 발견되는 병원균이다.
또 농도 0.1%의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된 토양에 지렁이를 2주간 노출한 실험에서도 지렁이의 생존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면역세포 기능은 약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균작용은 대조군 대비 약 40%, 외부 액체 물질을 세포 안으로 끌어들이는 음세포작용은 약 29% 감소했다.
안윤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된 토양에서 지렁이 면역세포가 병원균을 적극적으로 제거하는 능력인 식균작용이 떨어진다는 것을 최초로 보고한 것”이라며 “과학적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참고 자료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2025), DOI: https://doi.org/10.1016/j.jhazmat.2025.137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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