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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17 16:26
올해 첫 메이저 골프 대회인 마스터스에서 10전11기 끝에 ‘커리어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 대회 모두 우승)’을 달성한 로리 매킬로이(36·북아일랜드)가 프로 축구 팀 SOS 요청을 받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루벤 아모림 감독은 17일(한국 시각) 맨유 공식 홈페이지에 영상을 올려 매킬로이에게 마스터스 우승 트로피를 들고 맨유 홈 구장 올드 트래퍼드를 방문해 달라고 부탁했다. 아모림 감독은 “마스터스 우승을 축하한다. (팬들에게) 우승 트로피를 보여줄 수 있도록 초대하고 싶다”면서 “당신은 많은 사람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을 해냈고, 우리는 그 감정을 우리 경기장에서도 느끼고 싶다. 곧 올드 트래퍼드에서 당신을 만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사정은 있다. 맨유는 한국 축구 전설 박지성이 몸담았고, 스무 차례나 EPL 우승을 차지한 명문 구단. 하지만 2013년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떠난 뒤 한 번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한 채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올 시즌엔 EPL 20팀 중 14위. 아모림 감독은 지난해 11월 시즌 도중 부임한 뒤 반전을 노렸으나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번 요청은 돌발적으로 나왔지만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매킬로이는 어릴 때부터 맨유 열성 팬으로 알려져 있다. 2014년 디 오픈에서 우승하고 난 뒤에도 트로피 ‘클라레 저그(Claret Jug)’를 들고 올드 트래퍼드를 방문한 바 있다. 이번 마스터스 우승 뒤에도 그린 재킷을 입고 올드 트래퍼드를 방문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고 “(맨유 선수들이) 더 나은 플레이를 하도록 기운을 북돋울 수 있다면 얼마든지 가겠다”고 답했다.
매킬로이는 지난 14일 연장전 끝에 역대 여섯 번째 골프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룬 뒤 화제의 중심이다. 스포츠계뿐 아니다. 매킬로이가 소셜미디어에 “꿈은 반드시 이뤄진다(Dreams do come true)”는 짤막한 메시지를 남기자 팬들뿐 아니라 명사들 답글이 줄을 이었다. 타이거 우즈와 잭 니클라우스 등 골프계 인사에서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찰스 3세 영국 국왕 부부 등이 매킬로이 승리를 축하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올해 매킬로이가 우승한 마스터스 대회 시청률은 최근 7년간 가장 높았다. 평균 1270만명이 시청해 전년 대비 33% 증가했고, 순간 최고 시청자는 1950만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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