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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정보
조선일보 A14면
출처
조선일보
ID
MB2ZRA3E4NB4RHE5J5NKD3MGRM

[깨알지식Q] 우주선 타면 우주인으로 인정받나

김보경 기자
입력 2025.04.17 01:32

美 연방항공청, 기준 따로 명시
팝스타 페리는 관광객에 가까워

14일 미 항공우주업체 블루 오리진의 '뉴 셰퍼드' 호에 탄 케이티 페리가 우주선 안에서 찍은 영상의 한 장면. 우주 공간의 무중력으로 인해 데이지 꽃을 손에 든 케이티 페리와 동승자의 머리카락이 흩날리는 모습이 보인다. /케이티 페리 인스타그램

팝스타 케이티 페리(41)가 지난 14일 미국 민간 우주 업체 블루 오리진의 우주선 ‘뉴 셰퍼드’를 타고 약 10분간 우주 비행을 했다. 페리를 포함해 전원 여성으로 구성된 승객 6명은 지구와 우주의 경계로 통하는 ‘카르만 선’(해발 약 100㎞ 상공) 밖에서 지구를 바라보고 무중력 상태를 체험했다. 그렇다면 이제 페리를 영어로 ‘astronaut’인 우주인·우주비행사로 부를 수 있을까.
미국 기준으로는 불가능하다. 미 연방항공청(FAA)이 2021년 astronaut에 대해 ‘비행 중 공공 안전에 필요한 행동을 하거나 유인우주선의 안전에 기여하고 이를 입증해야 한다’는 기준을 명시했기 때문이다. 민간 우주여행이 활발해지면서 우주에 가는 사람이 많아지자 엄격한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민간 우주비행에서는 ‘우주 관광객’ ‘민간 우주비행사’ ‘우주 비행 참가자’ 같은 표현이 사용되기도 한다. 관광 사업 목적의 민간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보다 낮은 고도에 도달한 뒤 복귀한 페리는 이 중 ‘우주 관광객’에 가장 가깝다.
일각에서는 ‘인류의 사절(使節)’이라는 사명을 안고 우주로 향했던 초창기 우주비행사와 관광차 3~10분 우주를 체험하고 돌아오는 여행객을 분명히 구분해 칭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비행사였던 테리 버츠는 2018년 인터뷰에서 “단어의 정의에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우주선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본다는 자체로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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